67명 탑승... 25~32명 생존 보도 나와
25일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시 인근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 악타우=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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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남서부에서 승객과 승무원 60여 명이 탄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30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을 떠나 러시아 체첸공화국 그로즈니로 향하던 아제르바이잔항공 엠브라에르190 여객기가 추락했다. 해당 항공기는 카자흐스탄 악타우시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비상 착륙을 강행했으나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카자흐스탄 당국은 당시 여객기에 승객 62명과 승무원 5명 등 총 67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항공은 페이스북에서 "탑승자는 아제르바이잔 37명, 러시아 16명, 카자흐스탄 6명, 키르기스스탄 3명"이라며 탑승자 명단을 공개했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이번 사고로 3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탑승자 67명 중 29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중 2명은 어린이로 파악됐으며 국적별로 △아제르바이잔 15명 △러시아 9명 △키르기스스탄 2명 △미상 3명 등이었다.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생존자를 최소 32명으로 집계했으며 최종 숫자는 아니라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당초 로이터는 27명, 타스통신은 28명이 생존했다고 보도했으나 사고 수습 과정에서 생존자 수가 변동되고 있다.
새 떼 충돌로 인한 기체 고장 가능성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체첸공화국 그로즈니로 가던 엠브라에르 190 아제르바이잔항공 여객기가 25일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다. 악타우=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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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사고 여객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하면서 추락하자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 비행기 추락 후 폭발이 발생했지만 탑승자의 절반가량이 생존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비극 속 기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타스통신은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중간과 앞쪽은 폭발로 완파됐지만 기체 뒷부분은 상대적으로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생존자 상당수가 여객기 뒤편에 앉은 승객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 항공 운송기관 대변인은 AP통신 등에 "예비 정보에 따르면 항공기가 새 떼와 충돌해 기내 비상 상황이 발생한 뒤 조종사가 악타우시로 경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추락 전 승무원이 항공 교통 관제사에게 기체 핵심 시스템이 고장 났으며 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전에 '메이데이'(Mayday·구조요청) 신호를 보냈다"며 "현재로선 기계 고장이 (사고 원인) 주요 조사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AP는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통해 사고 여객기가 악타우 공항으로 접근했으며 지면에 충돌하기 전 마지막 몇 분 동안 비행 고도가 오르락내리락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려던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급히 귀국했다. 또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디지털개발교통장관, 긴급상황부 장관 등이 포함된 대표단을 카자흐스탄으로 급파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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