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칩거 윤 대통령의 가정예배 >
[기자]
한남동 관저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윤 대통령 부부, 어제(24일) 관저에서 성탄 예배를 한 걸로 알려려졌습니다.
서울 소재 한 교회 목사와 성도 등 1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반적으로 대통령은 본인의 종교와 상관없이 성탄절 예배에 참석해왔습니다.
집권 1년 차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모두 참석했고요. 지난해에는 윤 대통령 혼자 참석했는데 '김 여사 특검법'이 큰 쟁점이었던 때라 그랬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와 탄핵 사태로 두 사람 모두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앵커]
수사기관 소환 통보도 무시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도 응하지 않으면서 성탄 예배만 봤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윤 대통령, 수사든 탄핵심판이든 전혀 응하지 않고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도 출석요구서와 같은 서류들을 전달하려고 집배원이 갔지만 관저에서 기다리다가 되돌아서는 모습, 저희 뉴스룸이 전달해드린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탄핵이든 수사든 관련된 서류는 일체 받아들이지 않고서 오후에는 교회 목사 등을 불러 성탄 예배를 봤다는 것이죠.
정작 관저에 들여야 하는 것은 교회 목사가 아니라 출석요구서가 아니냐, 그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렇게 대통령이 다 불응한다는 비판이 큰 상황에서 성탄 예배는 하고, 또 그게 아시아투데이 단독보도로 알려지고 이런 모든 과정이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그 배경이 뭘까요?
[기자]
그래서 일각에서는 탄핵 이후 윤 대통령 주변의 무속 논란이 부쩍 커진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시면 미륵불로 불렸던 구속된 명태균 씨, 그리고 법사라고 불리던 전모 씨.
역술인 천공 씨는 "윤 대통령, 하늘이 내린 사람"이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그리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안산보살로 불리고 있죠.
[앵커]
도사, 법사, 보살…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특히 윤 대통령 스스로가 지난 대선 당시 손바닥에 '왕' 자를 써서 무속 논란을 일으켰고요.
논란이 되니까 며칠 후에 여의도의 한 교회에 성경책을 들고 찾아갔는데, 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아니 우리 집사람은 어릴 대부터 교회 열심히 다녀서 {아 그래요~?} 구약을 다 외우는 사람이야. (이야~) 지금도 구약을 줄줄 외워. (우와~) 아니, 모르겠어. 어릴 때부터 교회 열심히 다녀 갖고.]
[앵커]
성경 외우는 게 굉장히 쉽지 않은데, 이거 이성대 기자가 비하인드에서 짚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속 논란 때문에 "구약을 외운다" 말하고 오늘은 성탄 예배를 드린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사실 통독도 어려운 일인데 다 외운다고 해서 그때 꽤 화제가 됐었습니다. 여야 얘기도 해 보죠. 오늘 여야가 나란히 같은 교회를 찾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표, 오늘 나란히 여의도의 한 교회에서 성탄 예배를 봤습니다.
거리가 좀 떨어져 있죠. 실제로 두 사람, 인사나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고 헤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시국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참고로 윤 대통령, 가장 최근에 공개적으로 기독교 예배에 참석한 게 언제인가 찾아봤더니 지난 3월 31일 부활절 예배입니다.
당시 "국민의 작은 목소리라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얘기했는데, 이때가 언제냐. 3월 말에 윤 대통령이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등과 만나서 조만간 계엄해야겠다고 얘기했는데 이 바로 직후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얘기하면, 교회에서 국민의 작은 목소리라도 듣겠다고 이야기하는 그 상황에서도 이미 마음속으로는 계엄을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것도 앞으로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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