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계 대출' 빗장 풀린다…'둔촌 주공' 대출 경쟁도 재점화
금융당국, 더 엄격한 '한도 관리' 예고…금리 경쟁도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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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김도엽 기자 =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영업 재개'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으나 새해부터는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한도가 '리셋'되기 때문이다. 혹독한 대출 한파를 겪어야 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은행권 관계자들은 "공격적인 가계대출 영업은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이 연간 단위로 관리하던 은행별 대출 한도를 내년부터는 '월별·분기별'로 관리하겠다며 규제 수위를 높인 영향이 크다. 금리를 타 은행에 비해 공격적으로 낮췄다간 '대출 쏠림'으로 곤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대출 한도에 여력이 생기면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잔금대출에서도 금리 경쟁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속에서 과도한 경쟁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꽉 막힌 가계대출, 새해부터 '숨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내내 강화해 온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늘렸고, 1주택 보유자 및 미등기된 신규 분양물건지에 대한 전세대출 취급도 다시 시작했다.
농협은행도 내년 1월 2일 실행 건부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의 취급을 재개하기로 했고, 오는 30일부터 비대면 방식의 신용대출 판매도 재개한다. 우리은행도 내년부터 주담대·전세대출 제한을 일부 완화화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새해부터 가계대출 빗장을 풀 준비를 하는 이유는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한도'가 다시 풀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초 은행으로부터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제출받았다. 올해 8월부터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 한도를 조기 소진한 일부 은행은 '개점휴업' 상태로 하반기를 보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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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관리' 계속…금리 경쟁도 '물음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재개 소식에 '대출모집인'에게도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위탁계약을 맺고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 주는 상담사다. 한 시중은행 대출모집인은 "다음 해 1~2월 입주를 위한 대출금 의뢰가 다시 시작됐다"면서 "새해가 되면 금리가 얼마나 떨어질지 물어보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들은 주담대 금리가 '3%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공격적인 금리 경쟁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이 '월별·분기별 한도 관리'를 예고한 상태에서 금리를 확 떨어트렸다간 '대출 쏠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내년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권에 월별·분기별 등 대출 잔액 목표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연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시장 금리를 반영하면 평균 3%대까지 가능하지만, 현재 은행들이 서로 얼마나 낮추나 견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3.4~5.9%, 변동형 금리는 4.6~6.5% 수준으로 집계됐다.
'둔촌 주공' 대출 경쟁도 재점화
은행권 대출 한도에 여력이 생기면서 '둔촌주공 집단대출' 경쟁도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최근엔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내년부터 둔촌주공 잔금대출 신청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수협은행은 최근 고정·변동 상품과 무관하게 가산금리를 기존 1.3%에서 1.2%로 0.1%포인트(p) 인하했다. 이에 앞서 국민·하나·NH농협은행도 가산금리를 0.1~0.2%p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등 당초 4% 후반대에 달했던 금리는 4% 초반대 금리 수준으로 내려왔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더 엄격해진 상황에서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것이 은행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또 이미 올해 11~12월 둔촌주공 집단대출 금리가 4% 후반대로 실행됐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11~12월 일부 입주자들은 4% 후반대로 대출을 받아 입주를 시작한 상태인데 새해에 갑자기 금리를 낮추면 기존 대출 소비자들의 민원이 상당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힘들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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