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BSI 전망치 84.6…12.7 포인트 하락
2020년 4월 후 최대 낙폭…제조·비제조 부진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우려 고조
국내외 정치 급변에 1월 내수·수출 모두 악화
내년 1월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4.6을 기록해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34개월 연속 100을 밑돌아 조사 시작 이래 최장기 연속 부진을 보였다.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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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가 34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5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기록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지면서 상당수 업종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025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해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34개월째 하회하고 있다. 1975년 1월 조사 시작 이후 최장기 연속 부진을 보일 만큼 기업들의 경기심리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하락 폭도 크다. 내년 1월 BSI 전망치(84.6)는 2024년 12월(97.3) 대비 12.7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4월(-25.1 포인트)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업종별로 보면 1월에는 제조업(84.2)과 비제조업(84.9)의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가 4월(98.4)부터 다시 10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비제조업 BSI는 지난달 긍정 전망(105.1)을 보였지만 20.2 포인트 급락하며 한 달 만에 기준선 100에 크게 못 미쳤다.
제조업 중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으나 의약품(100.0)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비금속 소재 및 제품, 식음료 및 담배,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석유정제 및 화학,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 목재·가구 및 종이)은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 및 창고(103.8)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기·가스·수도, 여가·숙박 및 외식을 제외한 4개 업종(건설,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 정보통신, 도·소매)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한경협은 연말과 연초 직접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운수 및 창고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의 기업심리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부문별 1월 BSI 전망치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내수(88.6)와 수출(90.2)·투자(89.4)는 지난 7월 이후 7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특히, 내수 BSI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BSI도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저치, 투자 BSI는 2023년 4월(88.6) 이후 21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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