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경매 진행 아파트
31건 중 15건만 낙찰, 낙찰가율도 하락
“시장 침체에 불확실성까지 커진 탓”
31건 중 15건만 낙찰, 낙찰가율도 하락
“시장 침체에 불확실성까지 커진 탓”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강남3구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좌석이 텅 빈 경매법정 모습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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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주택시장 침체로 아파트 수요가 높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도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 강화와 탄핵 정국까지 더해지며 급격히 식은 시장 온기가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로 전해지는 분위기다.
26일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강남 3구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31건 중 매각 건수는 1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은 94.6%로 전월(102.4%)보다 7.8%포인트 하락했다.
강남 3구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밑돈 것은 정부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낮춘 지난 9월(99.9%) 이후 처음이다. 7월(101.5%), 8월(104.9%), 9월(99.9%), 10월(105.3%), 11월(102.4%)등 그동안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유찰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삼성청담 전용 129㎡는 두 차례 유찰되며 새 주인 찾기가 내년 1월로 미뤄졌다. 다음번 경매에서는 17억9900만원이었던 감정가보다 36% 낮은 11억5136만원에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잠실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119㎡는 지난 16일 경매에서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다음 달에 두 번째 경매를 진행하며,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아이파크 전용 24㎡도 지난 8월 이후 네 차례 유찰되며 내년 1월 재차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는 한강변, 교통 등 미래가치가 있는 아파트도 감정가 시차 등으로 1~2회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경매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통상 강남 3구 아파트 경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경매로 낙찰받은 물건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 전·월세를 놓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탄핵 정국에 들어간 이후 불확실성까지 심화되면서 경매에 대한 관심도 동반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매 낙찰가율 하락세는 서울 지역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97.0%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서울 시내 아파트 낙찰가율은 11월 94.9%, 12월 91.9%로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낙찰가율은 시장 동향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하락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매업계 관계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경매를 통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매수 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에 더해 그동안 발표된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구심까지 커진 상황”이라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낙찰가율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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