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시스] 박홍식 기자 =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23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은 오는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2024.12.23 phs6431@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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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씨의 공연장 대관을 '안전'을 이유로 취소하자 이 씨가 "핑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씨는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구미 공연 취소의 이유가 '안전'이 아닌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 경호팀은 구미 지역에서 콘서트 개최 반대 집회를 인지한 지난 20일 이후부터 경북 구미경찰서 범죄예방과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나누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호팀은 지난 20일 오후 2시 19분 구미 경찰에게 관객 신변보호 신고를 위해 연락했다. 이후 구미 경찰은 경호팀에게 '경비업 담당자가 현장에 출동해 상주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질서유지 내용도 확인해줬다. 이후 경호팀은 12월 23일 오전 10시 16분 반대 집회가 신고된 장소 확인(공연 참석자들에게 해당 장소를 피하시라는 공지를 위해)을 위해 구미 경찰에 연락했고, 이때만 해도 구미 경찰은 확인하는 대로 답변을 주기로 했을 뿐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그런데 불과 23분 후인 12월 23일 10시 39분, 구미 경찰은 '기사에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나오니 확인해 달라'고 경호팀에 갑자기 연락을 했다"며 "SNS와 팬카페를 통해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해주시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 장소인 구미시 문화예술회관에 12월 22일 오후 2시경 '평소보다 많은 경호인력을 배치해 회관 내외의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문서로 통지했다. 통지 직후 '현재 집회 신고가 되어 있는 장소를 지도에 표시해서 보내주신다면, 관객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소를 피하거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겠다'라고도 요청했다. 우리는 이 요청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정작 '안전'에 진심이었던 건 우리였다"며 "결국 안전은 핑계고,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고 보인다. 즉,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 가치 훼손, 공무원인 시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 23일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승환 씨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면서도 "(이승환의) 나이가 60세인데 전국 공연이 있으면 정치적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상황과 시민 분열에 대해 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인생을 살 만큼 산 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들임에도 이런 것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승환.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12.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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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상도의라는 게 있다"며 "예컨대 친구가 결혼식에 사회를 부탁을 받아서 했을 때 대개 결혼식을 가기 전에는 장례식장이라든지 이런 데를 삼가는 그런 우리나라의 전통과 상도의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이 씨는 SNS를 통해 "여기서 결혼식과 상도의가 왜 나와?"라며 "네 살 아우님…"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씨는 구미시가 공연장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대해선 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취소된 공연의 스태프와 밴드 피해는 공연기획사가 보상할 방침이다.
이 씨는 "구미시는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나 동의할 수 없다"며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한다"고 말했다.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은 이 씨에 1억원, 공연예매자 100명의 경우 1인당 50만원을 배상하라는 것. 소송 비용은 이 씨가 전부 부담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시청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는 지난 23일부터 이 씨 공연 취소에 항의하는 글과 김 시장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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