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7 (금)

“경기 하방 리스크 커졌다”...한은,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비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도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 것이 주요 이유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 따르면 내년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 불확실성 증대,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 것을 고려했다.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원화가치는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460원 선을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15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동시에 장기 저성장 국면 돌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후 10월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 2회 연속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내수 침체 우려에 내린 결정이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계엄 사태로 인해 소비 심리는 위축됐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2.3포인트 하락한 88.4를 기록했다. 하락 폭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다. 내년 1월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경기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진 상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내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내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바클레이스는 “한국은행이 내년 2월 금리 인하를 포함해 총 75bp(1bp=0.01%포인트)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계엄 사태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앞당기거나 인하 폭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계엄 사태 이전부터 구조적 내수 약화에 직면하고 있었다. 향후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위험까지 가중될 것으로 고려하면 내년 한국 경제는 내수 진작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씨티를 비롯해 크레디아그리콜(CA) 역시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다만, 골드만 삭스는 연준의 매파적 인하로 한은의 금리 인하도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 속도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물가와 성장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