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RWA 증가, 은행권 기업대출 문턱 높인다…기업 경영 악화로 대출 건전성도 문제
26일 오전 10시30분 KB국민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제공=KB국민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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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중 1465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다시 점검 중이다. 달러 강세 시나리오에 맞춰 경영전략을 재편 중이다. 달러 강세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지면 내년 대출을 조일 수밖에 없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며 주요 금융지주는 내년 사업계획에서 환율 전망 부분을 수정하거나 달러 강세에 맞춘 경영전략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보통 신년 사업계획은 11월 전에 확정이 되는데, 올해는 12월에 들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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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평균보다 100원 오른 원/달러 환율...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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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후 원, 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이지혜 |
사업계획을 세우던 지난 10월과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각각 1361원, 1393원 수준으로 주요 금융지주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달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국 불안과 대외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29원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금융업계는 좀처럼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것에 주목 중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올라간 원/달러 환율이 다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에 굳어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원/달러 주간거래 종가는 1464.8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평균과 비교해 100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경영계획을 세울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환율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환율 전략 시나리오도 세워놨다"며 "최근 환율 추세를 보면 아무래도 달러 강세 시나리오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그룹 연구소도 달러 강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 23일 발간한 '하나금융포커스'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이 1360~1460원에서 주거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고,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공약이 100% 실행될 경우 내년 원/달러 연평균 환율이 1435원이 이를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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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이어지면 대출자산 성장 어려워…기업대출에도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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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는 내년 은행권의 대출 전략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건전성 지표이자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강달러는 외화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서 RWA 증가로 이어진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RWA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RWA 증가는 CET1 비율의 주요 상승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이 1~3bp(1bp=0.01%포인트) 하락한다. 원/달러가 환율이 100원이 오른다면 CET1비율이 10~30bp 떨어지는 셈이다. 실제 최근 해외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환율과 주주환원 정책 관련 문의가 많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환율 변동으로 RWA가 상승할 경우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출자산 성장률 등을 조정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RWA가 증가하면 국내 대출자산 목표 성장률을 낮추는 방식 등이다. 특히 위험가중치가 더 붙는 기업대출을 조일 수밖에 없다. 원화 약세가 일반 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은행권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국내 기업 경영에 악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대출받은 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하면 대출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연체율 등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깐깐하게 볼 수밖에 없다.
다만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고,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NIM(순이자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외화환산손실 등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환입이 된다. 환헤지도 해놓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외화 자산 보유가 달라 미치는 영향도 상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은행 손익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보다는 기업 대출을 사용 중인 기업에 최근 환율 흐름이 어떻게 영향을 줄지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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