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주인공 기훈(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시 게임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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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2>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이자 2024년 최고 기대작인 <오징어 게임>이 시즌 2로 돌아왔다. 2021년 가을, 공개와 동시에 전 지구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K-콘텐츠 붐을 선두에서 이끈 지 3년 만이다.
26일 오후 전 세계 구독자 수억 명의 기대 속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2>은 3년을 꼬박 기다린 이들을 모니터 앞에 붙잡아두기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익숙하면서도 새롭게”라는 황동혁 감독의 말 그대로 익숙한 기존 뼈대 위에 새로움을 더해 완성했다.
총 7부작인 시즌 2는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해 상금 456억을 받은 기훈(이정재)이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끝내기로 결심한 기훈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자 게임 총지휘자 프론트맨(이병헌)은 정면으로 맞선다. 한편 지난 시즌에서 실종된 형을 찾으려다 위기를 맞았던 경찰 준호(위하준)는 구사일생해 게임의 정체를 다시 파헤치기 시작한다.
시즌 2는 게임 세상으로 다시 들어간 기훈과 프론트맨이 펼치는 대결을 가운데 놓고 흘러간다. 두 사람이 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여러 딜레마와 질문이 핵심이다. 기훈이 ‘믿는 자’라면 프론트맨은 ‘의심하는 자’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은 각각 ‘456번’과 ‘1번’(이름은 영일) 번호표를 가슴에 달고 재회한다. 물론 기훈은 프론트맨을 알아보지 못한다.
사람을 살리려는 기훈과 다소 불명확한 목적을 가진 영일은 때로 갈등하고 때론 힘을 합친다. 하지만 영일은 기훈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기훈을 흔든다. 시청자 역시 이 시험에 걸려든다.
드라마는 기훈으로 상징되는 ‘선’을 자주 무력하고 때때로 어리석게 그린다. 기훈의 결정은 오히려 게임의 지속과 더 큰 희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무력할지언정 기훈이 향하는 곳은 한결같다. “우리의 상대는 그놈들이야.” 반목하는 참가자들에게 외치는 기훈의 말은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핵심이다.
오징어 게임을 관리하는 ‘프론트맨’(이정재)는 게임을 멈추고 사람을 살리려는 기훈(이정재)을 시험에 들게 하는 존재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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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 2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참가자들이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투표를 통해 게임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참가자 간 갈등의 씨앗이 된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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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게임이 끝날 때마다 진행되는 ‘찬반 투표’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원할 경우 중단할 수 있다. 참가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로 한정했던 시즌 1과 달리 이번에는 매번 진행된다. 이 설정은 시즌 2를 끌고 나가는 갈등의 불씨이자 축으로 작용한다. 게임을 더 하고 싶은 이들과 생지옥을 벗어나고 싶은 이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투표를 마친 참가자들은 번호표 외 ‘O’와 ‘X’를 가슴에 달고, 이는 새로운 ‘전선’을 형성한다.
참가자 간 관계성이 강조된다는 점도 시즌 2의 특징이다. 사회에서 알고 지냈거나 특수 관계인 이들이 다수 참가한다. 한때 연인이었던 남녀, 엄마와 아들, 친구 등 다양한 관계의 참가자들은 게임 안에서 얽히고설키며 비극을 빚어낸다. 시즌 1 이후의 사회상도 적극 반영됐다. 코인 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참가자가 다수 등장한다.
시즌 1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등 한국 고유의 게임을 전면에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시즌 2에서는 게임의 문을 여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한국인에게 익숙한 게임이 대거 등장한다. 물리력보다 전략, 관계 맺기가 더 중요한 게임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는 인상을 준다.
시즌 2는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박성훈, 강하늘, 임시완, 박규영 등 주연급 스타가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게임 참가자, 일꾼으로 분한 이들은 호연으로 각자의 몫을 한다. 그러나 등장인물이 워낙 많아 이들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다루는 데 이르지는 못한다.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시즌 3에서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마약 투약 논란으로 캐스팅 당시부터 구설에 오른 최승현(탑)이 약물 중독인 래퍼로 분해 눈길을 끈다.
‘데스 게임’ 장르인 만큼 폭력의 수위나 잔혹한 표현은 여전하다. 주최 측 유도로 ‘O’·‘X’ 측이 화장실에서 벌이는 싸움은 처절해서 눈을 감고 싶을 정도이나, 시즌 1과 비교할 때 특별히 심하다고 보긴 어렵다.
시즌 1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여러모로 실망하지 않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시즌 1의 향수를 느낄 만한 요소가 곳곳에 배치돼있다. 독특한 기괴함으로 인기를 끌었던 OST는 약간의 편곡을 거쳐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 때때로 화면 속 참상과 대비돼 비극을 강조한다. 정재일 음악 감독이 지난 시즌에 이어 음악을 담당했다. 지난 시즌 짧게 등장한 인물들의 전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게임 참가자 모집책인 일명 ‘양복남’(공유)은 시즌 2 초반부를 인상적으로 장식한다.
시즌 2는 총 여섯 개 게임 가운데 3번째가 종료된 지점에서 끝이 난다. 이후 나머지 게임이 진행될 지, 기훈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반란이 성공할 지는 다음 시즌에서야 드러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2025년 중 시즌 3를 공개하기로 했다.
26일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 2. 지난 시즌이 전 지구적 흥행에 성공한 지 꼬박 3년 만이다.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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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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