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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정치불안'에 속타는 기업들…기업 체감경기, 코로나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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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2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

기업 체감경기, 4년3개월來 최악

중소·내수기업 체감경기 더 나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4년 3개월 만에 최악으로 나빠졌다. 탄핵 정국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다음 달 기업 체감경기도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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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전월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9월(83.0)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기업 체감경기 지표다.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심리가 과거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전 산업 CBSI는 지난 7월(95.1)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한 뒤 10월 넉 달 만에 소폭 개선됐지만,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에 더해 이달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지난 11월부터 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달 기업심리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나빠졌다. 12월 제조업 CBSI는 86.9로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자금사정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야별로는 기타 제조업, 전기장비, 전자·영상·통신장비, 금속가공 등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주로 환율 상승과 소비 및 수출 둔화가 전반적인 기업심리 악화에 영향을 줬다.

특히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했다. 12월 대기업 CBSI는 88.2로 전월 대비 2.7포인트, 수출기업 CBSI는 91.3으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반면 중소기업 CBSI(85.3)는 전월 대비 5.2포인트, 내수기업 CBSI(85.1)는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12월 비제조업 CBSI는 87.1로 전월보다 5.0포인트 하락했다. 채산성과 자금사정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야별로는 도소매업과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소비심리 악화와 화물운송 중심의 국내외 물동량 감소 등이 주요 원인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대기업, 수출기업은 이미 지난달 체감 경기에 반영된 바가 있지만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소비심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더욱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음 달 경기는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더 나빠질 것이라 보는 기업들이 많았다. 1월 CBSI 전망은 제조업이 전월 대비 3.7포인트 하락한 85.2,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10.0포인트 내린 80.3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전망은 기타 제조업,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악화했고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황 팀장은 다음 달 전망이 더욱 악화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이슈로 인한 심리 위축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이달 일부 서비스 부문에서 연말 예산 소진을 위해 체감 경기가 플러스로 나왔지만 연초에는 이러한 영향이 사라지는 점도 전망이 악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비제조업 전망이 제조업보다 더 크게 나빠진 원인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한 점이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거란 전망이 많았다"며 "특히 업종별로 보면 소비심리와 직결된 도소매업과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더욱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9.6포인트 하락한 83.1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89.7로 전월에 비해 1.1포인트 내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3292개이며 제조업이 1848개, 비제조업이 1444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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