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귀화한 뒤 13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전지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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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탁구 종합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중국으로 떠났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미래에셋증권과 재계약하지 않고 사실상 국내에서는 선수 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전지희는 계약 종료 전 소속팀과 향후 진로를 상의했고, 조용히 은퇴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수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은 "2년 전 포스코에너지에서 데려올 때부터 전지희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낸 뒤 더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7위로 국내 여자 선수 중 신유빈(대한항공·세계 10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내·외 대회 성적 합산에 따른 랭킹포인트가 3위 안에 들어 내년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지희가 국가대표 자격을 포기하면서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삐약이' 신유빈과의 황금 복식 콤비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지난해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합작했다.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 진출은 1987년 뉴델리 대회의 양영자-현정화 콤비(금메달) 이후 무려 36년 만의 성과였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추는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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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어 지난해 8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02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에 여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는 독일과의 3위 결정전에서 호흡을 맞춰 첫 복식 승리를 합작했다. 전지희는 당시 3단식에서 상대 선수를 3-0으로 완파해 한국 여자탁구 사상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이달 초 중국 청두에서 열린 혼성단체 월드컵은 전지희가 신유빈과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사실상의 고별 무대였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일본 등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중국에 이어 준우승했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에서 태어난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 대표로 2007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단식에서 준우승했지만, 중국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08년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귀화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은메달 3개·동메달 2개 등을 따 역대 귀화 선수 최고 성적을 일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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