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골목에서 남성이 펜타닐을 피우고 있다. /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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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 카르텔들이 펜타닐 계통의 신종 마약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뿐만 아니라 노숙인까지 실험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험에 참여한 노숙인 일부는 중독 현상으로 숨지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현지 시각)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멕시코 모처에 비밀 실험실을 운영하는 마약 밀매 카르텔은 펜타닐 원료의 신종 합성 마약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토끼와 닭 같은 동물뿐만 이나라 노숙인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카르텔 단원들은 노숙인에게 불과 30달러(약 4만4500원)를 대가로 제안하며 자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같은 실험에 응했다는 노숙자 증언도 나왔다. 멕시코 북서부 지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페드로 로페스 카마초는 NYT에 “실험에 여러번 응했다”며 “카르텔 단원이 약물 반응을 살피며 효과를 가늠하는데, 때론 기절하거나 사망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했다. 단원들은 약물 투입 후 노숙인의 반응을 살피며 사진을 촬영해 갔다고 카마초는 설명했다.
신종 합성 마약은 동물 진정제와 마취제를 포함한 첨가제를 펜타닐 원료 성분과 혼합하는 방식으로 제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마약 펜타닐 제조를 위한 원료 공급처로 지목되는 중국에서 원료 수출을 제한하면서, 마약 밀매 카르텔이 펜타닐 생산과 효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롭고 매우 위험한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짚었다.
카르텔은 혼합 약물을 동물에 주사한 뒤, 90초 이상 살아있다면 ‘미국에 판매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약한 마약’이라는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 위협에 익명을 요구한 한 마약 제조자는 NYT에 직접 신종 합성 마약 제조 과정을 시연하며 “약물을 투입한 닭이 1분에서 1분 30초 사이에 죽으면 그 약물은 제대로 합성된 것”이라며 “죽지 않거나 죽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우리는 동물 진정제인 자일라진(xylazine)을 추가한다”고 했다. 자일라진은 최근 미국 마약 중독자 사이에서 기존 마약에 혼합해 오용하는 경우가 급증한 동물용 의약품으로, 현지에서는 ‘트랭크’(tranq)라고 불린다.
카르텔은 대학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한 학생까지 이른바 ‘요리사’로 고용해 마약 합성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리사’가 실수할 경우, 가혹한 처벌이 뒤따랐다고도 한다. 한 학생은 “무장한 남성들이 실수한 사람들을 쥐와 뱀이 있는 방에 가둬두고 오랜 시간 동안 음식이나 물 없이 방치했다”고 했다.
몇년전 급격히 불어난 빚을 갚기 위해 마약 제조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또 다른 ‘요리사’는 “이곳엔 은퇴가 없다”며 “일 아니면 죽음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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