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행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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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활발해진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에 대해 국민의힘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12·3 계엄 사태에 대한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주장은 최근 변호인 기자회견이나 측근의 전언 형태로 공개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우리는 비상계엄이 잘못됐다는 입장인데, 계엄이 정당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와 곤혹스럽다”고 전했다.
특히 26일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을 놓고 여당 내에선 적잖은 뒷말이 오갔다. 변호인단은 “통행금지 내용이 김 전 장관이 작성한 계엄 포고령 초안에 포함돼 있었는데, 대통령이 ‘계엄은 일반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삭제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초안에 통행금지가 포함됐다는 자체가 국민에겐 큰 충격”이라며 “왜 굳이 부정적 이슈를 끄집어내 논란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김 전 장관의 진술도 여권을 술렁이게 했다. 당장 총리실 측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계엄에 대해 사전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한 대행 탄핵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여당이 힘겹게 방어하고 있는데, 김 전 장관의 주장은 여당을 힘 빠지게 한다”고 꼬집었다.
계엄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윤 대통령 측의 입장을 두고도 여당에선 불편한 기류가 읽힌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잇따른 소환 통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절차 개시를 계기로 윤 대통령의 입장이 간접적으로 공개되는 일이 잦아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인질 탄핵겁박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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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되, 계엄도 반대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계엄 사태에 대한 여론의 반감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옹호나 언급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 계엄 사태 이후 발표된 여당 논평은 윤 대통령에 대한 엄호가 아니라 민주당의 ‘줄 탄핵’ 시도를 비판하거나, 한덕수 대행 체제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계엄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를 검토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이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사과의 진정성이 가려진다는 우려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입장이 부각되는 건 여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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