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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fn사설]정치권은 탄핵 쳇바퀴로 국민 경제 거덜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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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국무위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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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탄핵 정국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 전반이 악화일로에 빠졌다. 원 달러 환율은 27일 장 초반 1470원대 중반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을 기록했다. 12월 CBSI 수치로는 코로나19 대유행 첫 해인 2020년 9월 83.0 이후 가장 낮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여러 대내외 악재들이 출현하면서 이전부터 지적돼왔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리스크를 비롯해 중국 경기 둔화 및 중국의 글로벌 시장 약진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라는 초대형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기름에 불을 붙인 형국이라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이 직격탄이 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비상계엄 해제를 기점으로 정국이 수습되면 경제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국이 안정화되면 환율 문제도 자연스럽게 정상화될 것이라 예상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치의 불확실성은 더욱 고조되면서 우리 경제의 앞은 한치도 내다볼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제의 양 날개인 수출과 내수 가운데 그나마 수출이 어느 정도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월에도 1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19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불확실성 여파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당장 올해 경영성과도 원화가치 하락으로 실적에 큰 부담을 주게 생겼다. 환차손의 경우 보험을 통해 헤징이 가능하겠지만 중소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기업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에 내년 경영 전략을 올해 내 수립할 수 없는 게 기업 현장의 현실이다.

더욱 큰 문제는 내수의 추락이다. 정국 불안이 가중되면서 소비심리 자체가 죽어버렸다. 이대로 가다간 중소 상공인들이 더 버틸 재간이 없다.

여야정이 국정 중단 사태를 막고 최소한 기본적인 정책이 돌아가도록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 지경이다. 그런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이슈까지 겹치면서 정치는 그야말로 탄핵 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고 있다.

탄핵도 궁극적으론 민생과 국민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민생이 파탄날 지경에 이르는 상황인데도 정국 안정의 기미는 안 보인다. 정치가 혼란스러울 때 정작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 짊어진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니다.

내수 악화를 절감한 당정이 급히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대안을 부랴부랴 만들어 발표했으나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라도 하루빨리 정상 가동돼야 내수진작책이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이슈까지 겹치면서 국정협의체 가동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탄핵정국을 틈타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여야의 태도에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가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은 거대야당으로서 정국 안정을 책임지는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치 갈등을 자꾸 부추길수록 국민의 선택에서 더욱 멀어질 뿐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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