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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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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중·일을 아름답게 한 취미 생활…'차·향·꽃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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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이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물 만난 해양민속학자의 물고기 인문학'

연합뉴스

영주산림치유원의 다도 체험
경북 영주산림치유원의 다도 체험 [촬영 성연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차·향·꽃의 문화사 = 김영미 지음.

동아시아 문화를 수놓은 차와 향, 꽃 문화를 깊숙이 들여다본 책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신안의 해저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전시로 기획하기도 했던 저자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고급 취미' 이야기를 풀어냈다.

차는 중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하나, 향과 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등지에서 먼저 관심을 보였으며 이후 여러 나라로 확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은 국가나 시대에 따라 차·향·꽃을 즐기는 문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흐름을 짚은 뒤, 삼국의 문화가 서로 무엇이 같고 다른지 찬찬히 설명해준다.

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향·꽃 문화가 각국으로 전해진 뒤 어떻게 수용되고 달라졌는지도 살펴본다.

예컨대 고려시대에는 차의 산지와 차 맛을 품평하면서 서로 아름다운 거품을 만들어 경쟁하는 투다(鬪茶)가 성행했고 중국 못지않은 수준을 뽐냈다.

일본의 향 문화는 중국이나 한반도로부터 유입됐으나 헤이안시대 이후 종교적 색채에서 벗어나 심미적 용도로 쓰였고, 가마쿠라 시대에는 무사들이 향으로 권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책은 차·향·꽃이 하나의 시공간에서 행해진 종합적인 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두꺼운 책이지만 옛 문헌과 고고학 출토품 등 여러 자료를 통해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음미하고, 코로 느끼는' 즐거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글항아리. 600쪽.

연합뉴스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물 만난 해양민속학자의 물고기 인문학 = 김창일 지음.

'용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민속학자가 들려주는 바다 이야기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인 저자가 동해·서해·남해와 제주 각 바다를 발로 뛰며 조사한 물고기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조기, 멸치, 고등어 등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어종부터 버리던 물고기에서 귀한 물고기가 된 베도라치, 등가시치까지 다양한 물고기를 접할 수 있다.

저자는 바다를 무대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보여준다.

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휴먼앤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커피를 마시면서도 숭어 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망지기 노인, 수십 년째 바람의 신인 '영등할머니'에게 고사를 올린다는 할머니 등의 일화가 흥미롭다.

전국의 바다를 다니며 현장을 기록한 저자의 노력은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때로는 선원이 되어 어선에 오르고, 그물을 손질하거나 '삽질'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어로 현장에 있었고, 때로는 어부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물고기, 사람, 바다를 몸으로 알게 됐다. 이 책은 물고기 인문학이자 어촌 인문학이며, 바다 인문학이라 할 수 있다."

휴먼앤북스. 392쪽.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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