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책 판매량이 100만 부를 돌파한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한강의 책을 고르고 있다. 2024.10.16. jini@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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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2024년 10월, 한국문학에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예정부터 하마평에 올랐던 작가는 있었지만 대한민국에 노벨문학상이라는 꽃비가 이렇게 빨리 내릴 줄은 몰랐다. 기쁜 정도가 아니라 밤잠을 뒤척일 정도로 뿌듯한 감상이 연일 밀려왔다."(6쪽)
이봉호 문학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에 노벨문학상부터 한국문학의 발자취, 한 작가의 문학 세계 등을 총망라한 책을 펴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노벨문학상 세계를 다루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에 대한 애정은 그를 달리게 했다.
마침내 최근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을 출간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작가,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 책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강 작가의 모든 작품을 쉽고 흥미롭게 정리했다.
'소년이 온다'부터 '채식주의자', '흰'까지 한강 작가의 전 작품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한다. 특히 한국문학의 역사적 흐름을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생생하게 정리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평론가는 "문학에 더 가깝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복잡한 문학 이론이나 학술적 접근 대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해설로 풀어냈다"고 했다.
"스웨덴 정부에서는 천재 과학자의 뜻을 기려 1901년부터 노벨상 제도를 전격 시행한다. 주최측에서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서 언급했던 부문에 1969년부터 경제학을 추가하여 유동적이지만 모두 6개의 노벨상을 수여한다. 현재 노벨상의 주최 기관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로 나뉘어져 있다. 매년 개최하는 노벨상 시상식 장소는 스웨덴 스톡홀름이며 평화상만 노르웨이 오슬로다. 시상은 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난 12월 10일에 치러진다."(16쪽)
한강 작가의 연대기 및 노벨상 수상 소식과 함께 이 평론가는 "앞으로 한강의 글과 목소리와 실천은 한국문학의 견고한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해했다.
그는 "문화 콘텐츠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한국문학이 세상을 향해 웅비할 기회가 도래했다"며 자랑스러운 마음도 숨기지 않다.
[스톡홀름=AP/뉴시스]한강이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소재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고 있다. 2024.1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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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론가는 한승원 작가의 생애를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1960~2000년대 이후까지의 한국 현대문학사를 짚었다.
1960년대 작가 최인훈의 '광장'과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필두로 1970년대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1980년대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1990년대 장정일의 '너에게 나를 보낸다'와 2000년대 김훈 '칼의 노래' 등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와 작품을 쉽게 설명한다.
"전후 세대 작가의 선봉장인 최인훈은 1945년부터 1950년까지 북한에 거주했던 인물이다. 1950년 6월에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원산에서 전차상륙함을 타고 북한을 탈출하여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하나 중퇴 후 통역장교로 복무한다. 남과 북의 문화를 고루 접한 그였기에 가치중립적인 시각을 '광장'을 통해 드러낸다."(49쪽)
저자는 책에 한강 작가의 소설·시·어른을 위한 동화 등 32편에 달하는 모든 작품에 대한 리뷰도 실었다.
"여자는 과거에 가족으로부터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 채식주의자로 변한 자신의 딸보다 사위를 먼저 챙기려는 그녀의 부모가 이를 입증해 준다. 가족과의 식사자리에서 고기섭취를 거부하는 여인에게 아버지는 강제로 음식을 먹이려 든다. 가부장적인 여인의 아버지는 채식주의자로 변한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략) 소설에서 식물로 회귀하는 여자의 모습은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세계로 진입하는 신인류의 모습이다.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는 딸의 갈망은 채식주의자의 모습으로 털갈이를 한다."(105~106쪽)한 작가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에 대해 이 평론가는 "나무와 인간의 동질적인 습성을 문학을 통해 이끌어내는 한강의 작법은 탁월하다"며 "이 작품은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한국소설의 위대한 흔적"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대표작이자 제주 4·3 사건을 그린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선 "194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 사태와 1954년 9월21일까지 발생한 빨치산 조직의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당한 유혈 참극"이라며 "광주에 이어 제주라는 킬링 필드의 현장을 소설로 승화시킨다"고 소개했다.
"저 역시 한 사람의 독자이기에 향유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한강 작가님은 소설과 산문과 시에서 한결같이 ‘진실을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진실 뒤에 서지도 않고 스스로 진실이 되어 서 있는, 작가 앞에서 독자는 연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4부 : 8인 8색 심층 인터뷰 중에서)'세계를 감동시킨 한국문학의 힘'이 실린 이 책은 한국 현대문학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좋은 입문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사진=북오션 제공) 2024.1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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