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노상원, 정보사 현역에 선관위 직원 체포 임무 부여
"노상원이 야구방망이 등 체포 도구 준비까지 지시해"
'처벌 우려' 정보사 인사 "야구방망이, 사람에 사용 말라" 지침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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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사태의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민간인 신분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현역 정보사 인사들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 체포·감금 임무를 부여했다는 내용의 검찰 중간 수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해당 임무를 맡은 체포조가 준비한 안대와 야구방망이, 망치 등도 검찰이 확보한 증거 자료로 제시됐다.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 같은 물품들을 준비하라고 꼼꼼하게 지시한 인물은 노 전 사령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 장악 등을 위한 노 전 사령관 주도의 불법 조직, '수사 2단'의 실제 편성 정황을 뒷받침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명령 문건 내용을 확보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수갑 100개' 등 장비를 준비하라는 취지의 명령도 있었다고 한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 민주당의 공개 내용 모두 폭력적인 체포 계획이 있었음을 가리키고 있다.
안개 걷히는 노상원 '햄버거 회동'…檢, 김용현 공소장에 적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노상원 전 사령관 등 '공범' 수사 내용도 빼곡하게 공소장에 담았다. 노 전 사령관의 계엄 사전 모의 회동으로 알려졌던 '1‧2차 햄버거 회동' 내용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검찰은 이 회동을 '선관위 점거, 서버 반출, 주요 직원 체포 시도'의 과정으로 적시했다.이에 따르면 선관위 장악은 김 전 장관이 전·현직 정보사령관인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사령관에게 지시했다. 이 지시와 맞물려 문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정보사 김봉규 대령과 정성욱 대령을 통해 정보사 요원 30여 명을 선발하도록 하고, 노 전 사령관은 이들에게 선관위 직원 체포·감금 임무를 부여했다.
이후 문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이달 1일 경기 안산의 롯데리아에서 김 대령과 정 대령을 만났다. 이른바 '1차 햄버거 회동'이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크다. 선관위에 들어가야 한다. 너희가 선관위 전산 서버실로 가면 된다'고 지시했으며, 선발 요원들이 준비됐는지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사령관은 이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리고, 관련 지시가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지시임을 언급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계엄 당일인 3일 낮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 햄버거 회동'에는 노 전 사령관과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 방정환 전시작전통제권전환TF팀장,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이 참석했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이 구성되는데 구 장군이 단장, 방 장군이 부단장을 맡으면 되고, 상황을 종합해서 김용현 장관에게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하면 된다'고 지시했다. 해당 수사단은 '수사 2단'으로 지목된 조직으로, 구체적인 역할 분담 지시까지 있었다는 게 검찰 조사 내용인 것이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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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문 사령관은 고동희 정보사 계획처장에게 선관위 서버실 확보를 위해 침투할 10명 규모의 1개 팀을 무장하도록 지시했고, 김봉규 대령과 정성욱 대령에게는 '저번에 추천한 요원을 2개의 팀으로 꾸려 오후 8시까지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문 사령관은 계엄 전 고 처장을 선관위로 출동하게 했고, 고 처장이 보내온 선관위 조직도를 확보해 체포·감금할 직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상원이 체포 준비물 구체 지시…이행하면서도 '처벌 우려'"
정보사의 선관위 직원 체포조는 야구방망이와 안대, 케이블타이 등 체포 도구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체포 도구는 노 전 사령관이 직접 준비 지시를 한 것으로 취재 결과 파악됐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해당 도구들을) 노 전 사령관이 준비하라고 복수 인사들 앞에서 지시했다"고 말했다.이 지시는 이행되긴 했지만, 사후에 법적 처벌 가능성을 염려한 정보사 현역 인사가 체포조에 내린 도구 사용 지침에는 "야구방망이는 사람들에게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조사단)은 '수사 2단'의 실제 편성 정황을 뒷받침하는 인사명령지 문건 내용을 제보 받았다며 같은 날 이를 공개했다. 내란사태 당일인 3일 밤 포고령이 나온 이후 김용현 전 장관이 국방부 인사기획관에게 명령지 5장을 넘겼는데, 여기엔 수사 2단 관련 파견 인사와 작전 임무가 기재돼 있었다는 게 공개 내용의 골자다.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단이 밝힌 해당 작전 임무 명령 내용은 △12월 3일 자정까지 구삼회 수사 2단장은 정보사 100여단에 위치해 대기할 것 △12월 4일 오전 8시까지 1대 군사경찰 인원은 수방사 헌병단으로 집결할 것 △12월 4일 오전 8시까지 장비(승용차 8대, 승합차 3대, 미니버스 3대, 수갑 100개)는 수방사 헌병단으로 집결할 것 등이다.
민주당은 이런 제보 내용을 토대로 "4일 오전 8시 수방사 집결 인원은 군사경찰 23명과 버스 등 14대의 이동 수단, 그리고 체포 도구인 수갑 100개를 활용해 수방사 B1벙커에 가둬 놓은 국회의원, 정치인 등을 신길동 등 다른 구금시설로 분산 배치하기 위한 계획이었음이 추론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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