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 사법 당국이 광인(狂人)과 하나 다를 바 없는 도무지 이해 못할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범죄자들에게는 추상 같은 형벌을 가하는 중국다웠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달 11일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발생한 묻지 마 살인 사건 현장. 이 사건으로 총 78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범인은 27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베이징칭녠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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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칭녠바오(北京靑年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28일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시 인민법원은 지난달 11일 현지의 체육센터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건의 범인인 판웨이추(樊維秋·62)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동시에 정치적 권리도 박탈했다.

죄명은 위험한 수단으로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 것으로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는 엄청났다. 무려 35명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43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법원은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이 혼인 파탄을 비롯해 생계 곤란, 이혼 시 재산 분할 결과에 대한 불만 등으로 차를 몰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들이받아 개인적 원한을 발산하기로 결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지극히 비열하고 죄질이 나쁘다고도 덧붙였다. 또 범행 수단이 특별히 잔인하고 범행 결과가 심각했다면서 사회적 피해가 매우 큰 만큼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피고인인 판씨는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날 재판은 공개로 진행됐다. 일부 피해자의 가족도 방청을 했다.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이 팽배해진 중국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묻지마 살인' 등의 범죄가 뉴노멀(새로운 현상)로 고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장쑤(江蘇)성 이싱(宜興)시의 한 대학 내에서는 흉기 난동으로 사상자 25명이 발생했다. 또 같은 달 19일에는 후난(湖南)성 창더(常德)시에서 발생한 등교길 차량 돌진 사건으로 초등생 18명을 포함해 30명이 다쳤다. 이 사건의 범인은 지난 23일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상하이 대형 마트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3명이 사망했다. 이어 10월에는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앞 흉기 난동 사건으로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쳤다.

따라서 광둥성 주하이시 인민법원의 이번 판결은 유사한 사건들의 발생 가능성에 경종을 울려주려는 사법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다. 나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도 분석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경우 서서히 잊혀지면서 유사 사건들의 발생을 억제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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