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암초’에 걸린 기업들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 부담 커
관세 우려, 경제법안 처리 지연
생존 위한 돌파구 찾아보지만…
경제단체 역할, 정부협력 필요성
“생존과 성장, 동시에 도모해야”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경기 침체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의 여파 속에서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거대한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16일 부산 남구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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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부진의 장기화와 관세 인상 우려로 이미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연이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영 계획 수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14일), 이어지는 국무총리 탄핵안 가결(27일) 등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정국 불안은 경제 전반에 걸쳐 충격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경제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변수에서 상수로 자리 잡으면서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원/달러 환율 급등이다. 정국 불안이 장기화되며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섰다. 이는 기업 수익성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1400원대를 기준으로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운 기업들은 상승 폭을 반영해 보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수출 기업들은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강달러가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던 공식은 이미 깨졌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모니터에 이날 거래중인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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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해외 생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 강달러에 따른 혜택이 미미하다.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는 미국 현지 투자 증가로 인해 강달러가 장기화되면 투자 비용이 대폭 늘어날 우려가 있다. 또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 정유, 석유화학 업계는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실행에 옮기면, 수출 중심의 한국 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탄핵 정국으로 반도체 특별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첨단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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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적극적인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 불황에 직면한 신세계그룹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의 전략적 동맹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 기업의 합작법인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거나 재무 구조를 개선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이러한 전략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고충을 전달하며 정부의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최근 국회의장을 만나 경제 활성화 법안 통과와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내년 기업 경영은 유례없는 불확실성과 복합 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라며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맞춘 전략적 대응으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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