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노년 대비법
근감소증과 퇴행성관절염은 나이 들수록 경계해야 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근육량 감소는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고 관절염은 걷기와 같은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어렵게 만든다.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를 통해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소윤수 교수, 정형외과 서대근 교수에게 건강한 노년을 위한 근감소증, 퇴행성관절염 예방법에 대해 들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량 감소뿐만 아니라 근력 저하, 신체 운동 능력 저하를 불러오는 것이 특징이다. 근육량 감소는 낙상, 골절 위험 증가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발생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1년에 5㎏ 이상 발생했다면 근감소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악력이 예전보다 약해져 물건을 잘 들지 못하고 놓칠 때,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질 때, 자주 넘어질 때도 근감소증을 의심한다. 특히 종아리 둘레가 줄었다고 느껴질 때 주의한다. 소윤수 교수는 “종아리 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자 34㎝, 여자 33㎝ 미만, 근감소증 자가 진단 설문지(SARC-F)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근감소증은 골격근의 양, 악력과 신체의 운동 기능 측정 등 근육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한 후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양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보는 핑거링 테스트로도 근감소증을 확인할 수 있다. 양 손의 엄지·검지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 종아리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감쌌을 때 만들어지는 원보다 종아리가 얇다면 고위험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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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 감소하면 낙상 위험 증가
근감소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단백질 섭취 저하, 운동 부족, 노화와 관련된 호르몬 부족 등이다. 나이 듦에 따라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근감소증은 근육 자체에 생기는 문제 외에도 당뇨병, 감염증, 만성질환, 척추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질환 때문에 2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근감소증 치료와 예방의 핵심은 근력 강화다.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낮은 강도부터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증가시키는 근육 운동을 추천한다. 그 외에도 ▲유산소 운동 ▲유연성 운동 ▲균형 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조합해서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근력 증가나 근비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60대 이상 고령자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밴드운동을 추천한다. 탄력밴드를 한 발로 밟고 잡은 뒤 양팔을 드는 동작을 하면 어깨 근육이 강화된다. 각 운동을 12회씩 3세트, 1주일에 3회 이상 해야 효과가 있다. 소 교수는 “운동만큼이나 평소 근육 손실 방지와 근육 성장을 위해 고기, 생선, 우유 같은 단백질을 하루 세 번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며 “고령자를 위한 단백질 파우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의 음료로 보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평지 걸어도 무릎 아플 땐 관절염 의심
퇴행성관절염은 평지를 걸어도 무릎이 아프고 아침보다 저녁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원인이 없더라도 평생 동안 관절을 사용하면서 자연적으로 닳아 없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반에는 관절을 사용할 때만 통증을 호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절을 사용하지 않아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점차 관절 운동 범위가 크게 감소하고 연골 손상에 의한 마찰음도 들리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대근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은 몸의 모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무릎, 허리, 고관절(엉덩이 관절), 발목, 손가락 관절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특히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걷기, 서기 등 일상생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기 진료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일상 생활에서 무릎 통증이 발생하거나 무릎 운동 범위가 통증으로 인해 줄어든 경우에 나타난다. 주로 자극이 적은 저녁에 통증이 두드러지는데 이런 상태라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 신체 검진과 X선 검사를 이용해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gren-Lawrence grade, KL grade)으로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필요 시 혈액 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치료 방법까지 결정하게 된다.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고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약물과 운동 치료부터 시작한다. 관절 내 구조물의 손상이 심하고 통증을 참기 어려워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거나 추후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될 우려가 있으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부정 정렬이나 연골, 반월상연골판, 인대 손상으로 인해 증상이 생긴 경우 이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연골 결손의 경우 자기 늑골에서 연골 세포를 채취해 무릎에 다시 넣어주는 최신 기법으로 수술한다.
서 교수는 “관절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근육 운동을 하고, 의사와 상의해 운동 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고 수술적 치료를 늦추는 방법”이라며 “통증이 있고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되는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해 무릎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평소 수영, 자전거 등 관절 부담 없이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 감소로 관절에 무리가지 않도록 한다. 정기적으로 무릎 상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퇴행 속도를 늦추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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