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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짙어지는 '경제' 먹구름…4대 은행, 조직 군살 빼고 'AI·디지털'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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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대규모 '조직 개편' 마무리…핵심은 '선택과 집중'

비대한 조직 줄여 'AI' 집중 확대…금융사고 '철통방어'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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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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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해를 넘기기 전 일제히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배경엔 다음 해 닥쳐올 '경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대한 조직을 통폐합하는 '조직 다이어트'가 공통으로 이뤄졌는데, 장기 저성장과 탄핵정국이 겹치며 더 심화할 경기 침체에 선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조직을 슬림화하면서도 인공지능(AI)·디지털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는 더 힘을 줬다. 기존 AI보다 한 단계 진화한 '생성형 AI'가 본격 금융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부서 확대·인재 영입을 통해 '금융 AI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부다. 한편, 끊이지 않는 부당대출·횡령 등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4대 은행, 조직 개편 핵심은 '조직 슬림화'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끝으로 4대 은행이 모두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일,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각각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단연 눈에 띄는 점은 '본부 조직 슬림화'다. 은행은 지점이 영업 일선을 맡는다면, 본점은 지점의 업무를 지원·관리하는 역할이다. 다만 본점 조직이 불필요하게 비대해져 시장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진완 신임 우리은행장도 취임 직후 "조직이 비대하고 임원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과감히 슬림화했다. 하나은행은 본점 12개 부서를 기존 부서에 통폐합했다. 우리은행 역시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 유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효율성을 도모했다.

금융권은 내년 예고된 경제 위기에 대응해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리스크에 고환율 공포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권 '수익성 악화'도 예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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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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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 부문은 확대…주도권 경쟁 '활활'

조직 다이어트를 실시하면서도 'AI·디지털'처럼 혁신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엔 살을 더 붙였다. 최근 은행권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생성형 AI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전통적 AI와 달리 텍스트, 이미지 등을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국민은행은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LG와 엔씨소프트에서 'AI 인재'를 수혈했다. 하나은행도 디지털 전략 기능과 신사업 추진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AI·디지털그룹을 '디지털혁신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은 별도 조직으로 역량을 키워온 디지털솔루션그룹을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한 후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디지털 역량을 고객 서비스에 결합해 시너지를 내야 할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내에서도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AI 트렌드에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고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사고 막아라…신뢰 되찾기 '주력'

아울러 올해 은행권 성장을 저해한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은행은 고객의 신뢰로 먹고사는 산업이라고 표현할 만큼 임직원의 횡령·배임 같은 금융사고는 경영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한다.

KB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했다. 동시에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도 더 강화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견고한 내부통제 체계에 기반한 '정도영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은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 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으로 검사 출신 법률가인 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제30기)를 영입하기도 했다. 윤리경영실은 금융권 처음으로 시행되는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총괄한다. 이와 더불어 임원의 일탈 행위 관련 루머도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경영진의 일탈행위 원천봉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그룹 경영진이 앞장서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절박한 심정으로 신뢰를 되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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