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정채운 앵커
■ 전화연결 :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주식시장도 급락하는 등 계엄과 탄핵 등 정치적 불안이 그대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의 경제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상승해서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건데 이런 고환율 현상 언제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세요?
[이인철]
이번 환율 급등의 탈환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인데요.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67.5원으로 마감을 했는데. 장중 한때 1486.7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은 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3일 이후 15년 9개월 만이고 과거에 2번밖에 없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962원까지 찍었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도 1570원에 이어서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최근 환율 상승의 절반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고 했지만 이번은 이건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 사태가 환율 급등을 촉발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으로 이어지자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진 겁니다. 나머지 2할은 대외적인 요인인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로화도 엔화도 위안화도 모두 달러 강세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환율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쟁 중인 국가보다도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더 큰데 문제는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저지할 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앵커]
환율이 계엄 사태 이후 8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고환율이 지속되고 또 말씀해 주신 대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계속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계속되는 거 아닙니까?
맞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의 이탈, 3조 원이 넘습니다. 지금까지 환율이 80원가량 급등했습니다마는 환율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우선 고환율은 에너지, 원자재, 식량과 같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서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오르게 되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서 내수경기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고환율은 과거에는 수출기업에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국내보다는 현지 생산공장 세운 기업이 더 많아졌고요. 원자재를 수입해서 중간재를 만들어파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외화로 빌린 부채가 많은 기업들, 그리고 정부의 경우에는 이자상환 부담이 더 커져서 재무 리스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 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되면 환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결론적으로 환율 상승이라는 게 수입물가 상승, 기업의 비용 증가와 금융시장 불안 등을 통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광범위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금융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쏠림이 과도할 경우에 단호하게 시장 안정조치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조치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이인철]
정부가 지난 20일 외환수급 개선방안을 발표했는데요. 대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정부가 국민연금과 외화 스와프 한도를 높였습니다. 기준은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입할 필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환율 상승 압박 완화를 기대하고 있고 두 번째가 기업의 외화 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자금 용도의 외화대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이 말은 기업들이 외국에서 필요한 외화를 좀 더 쉽게 조달하는 걸 돕겠다는 취지인데. 이럴 경우 환율 변동의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신뢰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주식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코스피가 장중이긴 했습니다마는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고요. 코스닥도 불안한 장세를 보였는데. 여기에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강달러 영향이 컸다고 봐야 될까요?
[이인철]
맞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금융시장이 이번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악재에 다시 요동쳤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와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 공세에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졌다가 2400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코스피는 6개월 연속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코스피가 6개월 이상 하락한 경우는 딱 두세 차례였는데요.
1997년 IMF 구제금융 당시, 2000년 닷컴 버블붕괴 당시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 차례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한국 증시의 성적표를 보게 되면 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코스피, 연초에 2655로 출발해서 2404, 올해 9.4%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은 더 심각한데요. 866으로 출발한 코스닥이 665, 23% 급락했습니다. 전쟁 중인 러시아 증시가 올해 11% 떨어졌으니까 코스닥 하락률은 세계 최하위, 꼴찌고요. 러시아 다음으로 코스피가 꼴찌에서 세 번째입니다. 세계 증시 상승률 1위는 나스닥입니다. 나스닥은 올해 31% 넘게 올랐고요. 대만증시가 30% 가까이 올라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일본 증시도 20% 넘게 올랐고 중국 증시가 14%, 그리고 홍콩 증시, ELS, 주가연계증권이 원금 반토막 손실 날 것을 우려했었는데 올해만 18%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외신에서는 한국 주식은 초저가 세일 중이다. 2개 종목 가운데 1개 종목이 신저가여서 코스피의 PBR 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 수준인데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격이 저렴하다는 건데. 그런데 가격이 싸다는 것 이외에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우리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하는 동안에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게 있습니다. 바로 금값인데. 내년에도 금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미국 월가에서 나왔더라고요. 소장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내년에도 금값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 온스당 3000달러를 전망하고 있는데요. 올해 금값은 연초 트라이온스당 2071달러에서 지금 2631달러, 약 27%가 올랐습니다. 미국의 S&P 지수의 수익률 20%를 앞지르면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들,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과 같은 투자은행들은 2025년 금값 목표치를 올해보다 10% 이상 높은 3000달러로 지시하고 있습니다. 금값이 이렇게 치솟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2025년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 초기 거시경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금값은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거고요. 두 번째가 계속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세 번째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기반 자산을 줄이는 대신에 금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에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금값이 올해 10% 상승을 이어가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만 금에 대한 산업적인 측면, 글로벌 경기가 좋아서 산업적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냐, 그건 아니기 때문에 산업적 수요가 거의 없다는 점은 금의 상승요인을 제약하는 요인입니다.
금값의 흐름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에는 기업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신세계그룹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손을 잡는다는 뉴스가 이번 주에 눈에 띄었습니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손을 잡기로 한 건데. 배경도 짚어주시죠.
[이인철]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합니다. 이르면 내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은 이른바 지마켓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이죠.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코리아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이고. 출자비율은 양사가 5:5. 신세계 자회사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각각 편입한 뒤에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되는데 이번 결정을 두고 지금 국내에서는 이른바 쿠팡과 네이버, 2강 체제로 굳혀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특히나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지마켓과 또 최근에 품질 논란이 있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2021년 3조 4000억 원 이상을 주고 지마켓을 인수했죠. 그 이후에도 지마켓은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협력이 시너지로 작용할지에 대해서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국내 반감이 워낙 크죠. 또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불안요소로 인해서 시너지 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데요. 과연 합작법인이 온라인 쇼핑 하면 쿠팡의 로켓배송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여서 과연 전자상거래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지난 금요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금융기관의 예금자 보호한도가 현재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어나는 건데 이게 24년 만에 바뀌는 거라고요?
[이인철]
그렇습니다. 예금자 보호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지난 2001년 이후 24년 만인데요. 예금자 보호한도 상한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장점으로는 은행이 파산하거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예금 보호가 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의 불안감이 줄어듭니다. 특히나 대규모 예금자들의 자금이 줄어서 금융시장 안정성에 기여가 되지만 문제는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으로 인해서 금융기관이 내는 예금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고요. 다만 시행 시기의 경우에는 1년 이내 대통령령으로 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내년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구체적인 적용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한 주간의 경제 이슈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인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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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연결 :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주식시장도 급락하는 등 계엄과 탄핵 등 정치적 불안이 그대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의 경제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상승해서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건데 이런 고환율 현상 언제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세요?
[이인철]
이번 환율 급등의 탈환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인데요.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67.5원으로 마감을 했는데. 장중 한때 1486.7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넘은 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13일 이후 15년 9개월 만이고 과거에 2번밖에 없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962원까지 찍었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도 1570원에 이어서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최근 환율 상승의 절반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고 했지만 이번은 이건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 사태가 환율 급등을 촉발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으로 이어지자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진 겁니다. 나머지 2할은 대외적인 요인인데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로화도 엔화도 위안화도 모두 달러 강세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환율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쟁 중인 국가보다도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더 큰데 문제는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저지할 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앵커]
환율이 계엄 사태 이후 8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고환율이 지속되고 또 말씀해 주신 대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계속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계속되는 거 아닙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의 이탈, 3조 원이 넘습니다. 지금까지 환율이 80원가량 급등했습니다마는 환율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우선 고환율은 에너지, 원자재, 식량과 같은 수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서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오르게 되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서 내수경기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고환율은 과거에는 수출기업에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국내보다는 현지 생산공장 세운 기업이 더 많아졌고요. 원자재를 수입해서 중간재를 만들어파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외화로 빌린 부채가 많은 기업들, 그리고 정부의 경우에는 이자상환 부담이 더 커져서 재무 리스크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 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되면 환율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결론적으로 환율 상승이라는 게 수입물가 상승, 기업의 비용 증가와 금융시장 불안 등을 통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광범위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금융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쏠림이 과도할 경우에 단호하게 시장 안정조치를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포함된 조치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이인철]
정부가 지난 20일 외환수급 개선방안을 발표했는데요. 대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정부가 국민연금과 외화 스와프 한도를 높였습니다. 기준은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매입할 필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환율 상승 압박 완화를 기대하고 있고 두 번째가 기업의 외화 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자금 용도의 외화대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이 말은 기업들이 외국에서 필요한 외화를 좀 더 쉽게 조달하는 걸 돕겠다는 취지인데. 이럴 경우 환율 변동의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국내 외환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건데요. 선물환 포지션 한도라는 게 은행이 보유할 수 있는 외화, 선물환 계약 규모 상한선을 의미하는데 은행들이 더 많은 외화를 확보하고 거래할 수 있어서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나서 환율 변동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물론 여러 가지,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고 시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렇지 않아도 경제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요인이 장기화되다 보니 원화는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렇지 않아도 1500원이 10원 정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걸 돌파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서 심각한 충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한국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앵커]
결국 신뢰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주식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코스피가 장중이긴 했습니다마는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고요. 코스닥도 불안한 장세를 보였는데. 여기에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강달러 영향이 컸다고 봐야 될까요?
[이인철]
맞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금융시장이 이번에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악재에 다시 요동쳤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와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 공세에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졌다가 2400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코스피는 6개월 연속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장 하락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코스피가 6개월 이상 하락한 경우는 딱 두세 차례였는데요.
1997년 IMF 구제금융 당시, 2000년 닷컴 버블붕괴 당시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세 차례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한국 증시의 성적표를 보게 되면 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코스피, 연초에 2655로 출발해서 2404, 올해 9.4%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은 더 심각한데요. 866으로 출발한 코스닥이 665, 23% 급락했습니다. 전쟁 중인 러시아 증시가 올해 11% 떨어졌으니까 코스닥 하락률은 세계 최하위, 꼴찌고요. 러시아 다음으로 코스피가 꼴찌에서 세 번째입니다. 세계 증시 상승률 1위는 나스닥입니다. 나스닥은 올해 31% 넘게 올랐고요. 대만증시가 30% 가까이 올라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일본 증시도 20% 넘게 올랐고 중국 증시가 14%, 그리고 홍콩 증시, ELS, 주가연계증권이 원금 반토막 손실 날 것을 우려했었는데 올해만 18%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외신에서는 한국 주식은 초저가 세일 중이다. 2개 종목 가운데 1개 종목이 신저가여서 코스피의 PBR 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 수준인데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격이 저렴하다는 건데. 그런데 가격이 싸다는 것 이외에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우리 증시가 하락세를 기록하는 동안에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게 있습니다. 바로 금값인데. 내년에도 금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미국 월가에서 나왔더라고요. 소장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철]
내년에도 금값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 온스당 3000달러를 전망하고 있는데요. 올해 금값은 연초 트라이온스당 2071달러에서 지금 2631달러, 약 27%가 올랐습니다. 미국의 S&P 지수의 수익률 20%를 앞지르면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들, 골드만삭스, J&P모건, 시티그룹과 같은 투자은행들은 2025년 금값 목표치를 올해보다 10% 이상 높은 3000달러로 지시하고 있습니다. 금값이 이렇게 치솟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2025년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 초기 거시경제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금값은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거고요. 두 번째가 계속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세 번째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기반 자산을 줄이는 대신에 금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에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앙은행의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금값이 올해 10% 상승을 이어가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만 금에 대한 산업적인 측면, 글로벌 경기가 좋아서 산업적인 수요가 늘어날 것이냐, 그건 아니기 때문에 산업적 수요가 거의 없다는 점은 금의 상승요인을 제약하는 요인입니다.
[앵커]
금값의 흐름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에는 기업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신세계그룹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손을 잡는다는 뉴스가 이번 주에 눈에 띄었습니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손을 잡기로 한 건데. 배경도 짚어주시죠.
[이인철]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그룹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합니다. 이르면 내년 설립 예정인 합작법인은 이른바 지마켓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이죠.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코리아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이고. 출자비율은 양사가 5:5. 신세계 자회사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각각 편입한 뒤에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되는데 이번 결정을 두고 지금 국내에서는 이른바 쿠팡과 네이버, 2강 체제로 굳혀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특히나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는 지마켓과 또 최근에 품질 논란이 있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 간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신세계는 2021년 3조 4000억 원 이상을 주고 지마켓을 인수했죠. 그 이후에도 지마켓은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협력이 시너지로 작용할지에 대해서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국내 반감이 워낙 크죠. 또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불안요소로 인해서 시너지 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데요. 과연 합작법인이 온라인 쇼핑 하면 쿠팡의 로켓배송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들여서 과연 전자상거래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지난 금요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금융기관의 예금자 보호한도가 현재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어나는 건데 이게 24년 만에 바뀌는 거라고요?
[이인철]
그렇습니다. 예금자 보호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지난 2001년 이후 24년 만인데요. 예금자 보호한도 상한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장점으로는 은행이 파산하거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예금 보호가 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의 불안감이 줄어듭니다. 특히나 대규모 예금자들의 자금이 줄어서 금융시장 안정성에 기여가 되지만 문제는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으로 인해서 금융기관이 내는 예금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고요. 다만 시행 시기의 경우에는 1년 이내 대통령령으로 정한 시기이기 때문에 내년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구체적인 적용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인철 참좋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한 주간의 경제 이슈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인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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