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정시 시작…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 사실상 '끝'
"의약학계열간 전부분서 미등록 규모 늘어"…정시 합격선 낮아질 듯
의대 입학 상담 준비 |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대 증원의 여파로 전국 의대의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세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각 대학이 수시 이월 규모를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내부 확정한 상황이라 의료계가 요구해온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 됐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다음날인 30일까지 수시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한다.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
아직 공식 발표는 전부 이뤄지지 않았으나 수시 미충원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전국 39개 의대가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넘기는 인원은 100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입시업계는 보고 있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최근 6년간 수시에서 정시로의 이월 인원은 2019년 213명, 2020년 162명, 2021년 157명, 2022년 63명, 2023년 13명, 2024년 33명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2년 첫 통합 6년제 약대 학부 신입생 선발이 이뤄지면서 최상위권 수험생이 분산되자 지방권 의대를 중심으로 N차 추가모집을 통해 수시 인원을 채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월 규모가 두 자릿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정원이 크게 늘어난 만큼 다시 수시 미충원이 늘면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의대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수시 '카드' 6장을 대부분 의대에 집중하는 경우가 늘어 의대 간 중복합격이 많아진 것도 수시 미충원 비율을 올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27일까지 공식 발표된 지방권 4개 의대의 모집정원 대비 등록 포기 비율은 99.6%로, 작년의 59.7%를 크게 웃돌았다.
충북대는 200.0%에 달했고, 제주대 123.4%, 부산대 83.7%, 연세대 미래캠퍼스 36.1%였다.
의대와 중복 지원이 많은 약대나 치대, 한의대의 등록포기율도 작년보다 올라갔다.
13개 약대의 등록 포기 비율은 작년 54.3%에서 79.0%로, 이중 서울권 7개는 49.7%에서 68.7%로 상승했다.
치대는 서울대 32.0%(작년 36.0%), 연세대 94.1%(32.4%), 한의대는 부산대 100.0%(45.0%)로 각각 집계됐다.
임 대표는 "의약학계열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넘겨 선발하는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의대간 혹은 의약학계열간 전 부분에서 미등록 규모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 미충원으로 정시로 뽑는 인원이 늘어나면 정시 합격선은 기존 예상치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온 직후인 이달 6일 메가스터디는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 의대 합격선을 398∼412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종로학원은 의대 합격 최저선을 서울권 408점, 지방권 402점으로 예측했다.
코엑스에서 열린 정시 대입정보박람회 |
아직 모든 대학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더라도 정시 최종 모집인원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다.
이로써 수시에서 못 채운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말자는 의료계 주장은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정시 레이스가 곧 시작되는 만큼 2025학년도 대입은 어떤 식으로도 조정이 불가하다.
이에 대해 의료계의 공식 입장 표명은 아직 없으나 내부적으로는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의견도 나온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강행되면 2026학년도에는 신입생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내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현 고등학교 2학년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이런 주장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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