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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단독] "연료 소진할 새도 없었다"... 200m 상공 새떼 충돌→화염·유독가스→기어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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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사고 순간]
승객-지상 가족 카카오톡, 관제탑 교신 확인
2차 착륙 선회중 엔진 화염...유독 가스 발생
기내 유독가스 유입에 긴급 동체 착륙 시도
한국일보

무안공항에서 추락한 제주항공 탑승객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새 떼 충돌로 착륙을 하지 못한다고 지인에게 전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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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을 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공항으로 접근하던 중 새떼와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연기와 유독가스가 기체 내부로 유입되자 급하게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분 지연된 8시 50분으로 도착 시간이 정정, 공지됐다.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며 공항으로 접근하던 중 200m 상공에서 우측 날개와 엔진에 새떼가 부딪혔다.

여객기는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올렸다. 착륙이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 같은 내용을 기장으로부터 보고받았다. 이어 기장은 2차 착륙을 시도하겠다고 관제탑과 교신한 뒤 공항 상공을 선회했지만 그사이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했다. 교신 내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충분한 활주로 길이에도 불구하고 기체 내부로 연기와 유독 가스가 들어오면서 연료 소진과 같은 조치를 취할 새도 없이 비상착륙에 나섰다"며 "엔진 계통이 악화돼 전자 및 유압계가 작동하지 않았고, 그 때문에 랜딩 기어도 내려오지 않은 채 착륙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일보

사고기 도착 예정시간. 전소된 사고기는 도착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한국공항공사 누리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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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상황에 관제탑은 전담 소방대를 활주로 인근에 대기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관계자는 "좀 더 일찍 랜딩 기어 고장을 알았다면 (기체에 남아 있는) 연료를 쓰게 하고, 활주로 바닥에 마찰계수를 높이고 화염을 냉각할 수 있는 물질을 도포할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한시가 급했다"고 말했다.

2차 착륙 시도 당시 활주로 진입 및 랜딩 각도는 양호했고, 기장은 수동 조종으로 전환했다. 공항 관계자는 "활주로에 내린 뒤 감속을 날개(엔진) 역추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조향도 불가능해 활주로 끝자락 외벽과 충돌했다"고 했다.

착륙 직전 조류 충돌을 시사하는 사고기 탑승자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인됐다. 해당 메시지에 따르면 9시 정각 한 탑승자는 지인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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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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