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분당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전경.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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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건축 선도지구가 발표되고 한 달이 지나면서 당락에 따라 집값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분당의 한 선정 단지에선 선도지구 발표 직전 거래보다 최대 5억원가량 뛴 호가가 나오기도 했다.
우선 선도지구 3만5897가구 가운데 1만가구 이상으로 가장 많은 분당에선 선정 단지 가격이 치솟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 전용면적 164㎡는 지난달 1일 2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같은 평형 매물 호가는 최대 29억원까지 나와 있다. 선호도가 낮은 1층조차 24억5000만원 이상의 호가를 보인다.
양지마을 1·2·3·5·6단지는 수내역에 가장 가까운 아파트로 이번에 선정된 통합재건축 단지 중 제일 많은 가구 수(4392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의 대장주인 셈이다.
양지마을과 함께 분당 선도지구 양대 산맥인 서현동 시범단지 가격도 상승세다. 시범단지 우성아파트 전용 76㎡는 지난 10월 말 12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13억8000만~15억원에 형성돼 있다.
반면 이 단지보다 더 많은 통합재건축 가구 수(4200가구)로 선도지구에 도전하고도 탈락한 시범단지 삼성한신·한양아파트는 고전하고 있다. 시범 한양 전용 84㎡는 지난 10월 중순 15억8000만원에 팔렸다가 지금은 같은 평형 매물이 모두 1억원씩 떨어진 호가 14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
삼성한신과 한양은 시범단지 우성·현대와 차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지만 선도지구 당락에 따라 확연히 다른 매매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분당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호가를 두고 가격이 내려갔다고 판단하기엔 이를 수도 있지만 선도지구 탈락지 주민들의 실망감이 큰 건 사실"이라며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탈락지 가격 하락이 심화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호가 단계이지만 희비가 이처럼 엇갈리면서 30여 년간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던 분당 아파트들의 '가격 순위'도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선도지구 지정 여파로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주변 아파트에 역전당할 가능성까지 나타나는 추세다.
일산에서도 강촌마을 3단지 전용 101㎡는 지난달 13일 7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7억4000만원으로 소폭 올라 있다. 반면 일산의 경우 선도지구에서 탈락한 단지들이라도 가격이 곤두박질치진 않고 있어 분당과 대비된다. 강촌마을 3단지의 바로 옆단지이지만 선도지구에서 탈락한 강촌마을 1·2단지는 가격 내림세가 심하지 않고 오히려 일부 동에서는 호가가 직전 거래액보다 오른 경우도 많다.
중동이나 평촌, 산본의 선도지구 선정지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부천 원미구 중동 은하마을 주공1단지는 지난 12일 전용 49㎡가 4억6000만원에 손바뀜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선도지구와 탈락지의 가격이 대체로 엇갈리지만 1기 신도시 전반의 아파트값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와중에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12월 넷째주(23일 기준)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수도권이 8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1기 신도시가 속한 지역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분당은 0.03% 올라 전주 상승률(0.01%)보다 높았고, 일산동구도 그간의 내림세가 멈추고 보합세를 기록했다. 안양 동안구(평촌)는 0.09%, 부천 원미구(중동)는 0.03% 올랐다. 산본신도시가 속한 군포만 주간 아파트값이 0.01% 하락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선도지구는 랜드마크 단지로서 가격을 이끌고 신축 아파트답게 큰 거주 가치를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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