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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1 (수)

권한대행 연쇄 탄핵은 모두가 망하는 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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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탄핵 협박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추천안이 가결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한덕수 전 권한대행처럼 탄핵하겠다는 것인데, 참으로 무책임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위헌적인 계엄 선포로 탄핵당한 데 이어, 한 전 권한대행까지 탄핵당한 마당이다. 여기에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면 국정 혼란이 가중되면서 국가신인도가 추락할 것이다. 한 전 권한대행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27일, 1달러당 원화값이 한때 1486원까지 떨어졌다.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되면 원화값이 추가 하락해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심화돼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염려까지 나온다. 나라를 망가뜨릴 작정이 아니라면 최 권한대행 탄핵만큼은 안 된다.

헌법재판소 판례에 따르면 국무위원 탄핵에는 '파면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있어야 하는데, 최 권한대행에게는 그런 위반이 없다. 민주당은 한 전 권한대행에게는 비상계엄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탄핵했지만, 최 권한대행은 그럴 여지가 전혀 없다. 계엄이 논의된 12월 3일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은 명시적으로 계엄을 반대하며 국무회의장을 박차고 나왔기 때문이다. 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자체만으로 탄핵 사유가 된다고 하지만, 헌법학자 상당수는 "중대한 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하겠다는 건 위헌적 행태다.

지금은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민주당은 탄핵 협박을 멈추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추천에 협조해야 한다. 헌법재판관은 9명이 정원인데, 지금 6명에 불과하다. 이대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하면, 어떤 결론이 나오든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권한대행도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니, 여당이 계속 발목을 잡는 건 옳지 않다. 대신 민주당도 위헌적인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보류하는 양보는 해야 한다. 나라가 무너질 위기인데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져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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