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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오픈AI 승부수 … 공익법인으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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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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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서비스하는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오픈AI가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으로 구조를 변경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기업으로 전환하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길을 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오픈A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오픈AI의 형태를 현재 '비영리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공익법인 구조'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새로운 구조로 '오픈AI 미션의 장기적인 달성을 위한 최선의 비영리·영리법인 구조를 취하고, 비영리 구조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며, 양쪽이 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BC는 공익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목적을 추구한다고 대중에게 선언할 뿐 이를 강제할 법률적 의무 사항은 없어서 일반적인 법인과 큰 차이가 없다.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과 xAI가 모두 PBC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진 기업으로는 친환경 의류를 만드는 파타고니아와 올버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 등이 있다.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구조 변경으로 오픈AI 비영리법인과 MS는 공익법인의 주주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인포메이션은 두 조직이 각각 25%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PBC 전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MS와의 계약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는 과거 MS와 계약을 통해 매출의 20%를 MS에 지불해야 하며, 이는 총 920억달러를 지불할 때까지 계속된다. 또한 오픈AI는 모든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MS 것으로 사용해야 하며, 오픈AI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API도 MS를 통해서만 제공해야 한다.

챗GPT의 성공으로 독립적인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오픈AI는 MS와의 계약이 해결돼야 계속 성장할 수 있다. MS 외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매출을 MS에 제공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가 인공일반지능(AGI)을 달성할 경우에도 두 회사의 계약은 종료되는데, 두 회사는 AGI에 대해 최대 1000억달러(약 148조원)를 달성할 수 있는 AI라고 정의했다.

오픈AI가 MS와 계약을 종료하기 위해 AGI 달성을 선언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최근 오픈AI가 o3를 공개하면서 AGI와 근접한 능력을 갖췄다고 밝힌 것은 MS와 협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픈AI의 공익법인 전환은 향후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는 올해 10월 1570억달러(약 232조원)의 기업가치로 660억달러(약 97조원)를 유치했다. 하지만 더 이상 비상장기업 상태로 투자 유치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을 위해 PBC 전환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공익법인 전환은 오픈AI에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오픈AI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접어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오픈AI는 올해 주요 공동창업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영리법인 성격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고성능 AI 연구라는 기존 목적을 넘어 기존 기업들과 상품·서비스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강해지고 있다.

휴머노이드로봇과 웨어러블 디바이스에까지 진출했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류를 위한 책임감 있는 AI라는 비영리법인의 목적이 약해질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최근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편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AI의 위험성에 대해 최근 다시 한번 경고했다. 그는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의 존망을 가를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술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며 AI로 인해 향후 30년 이내에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10~20%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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