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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러에 의도치 않게 여객기 추락…러, 격추 은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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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악타우=AP/뉴시스] 카자흐스탄 비상사태부가 제공한 사진에 26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 인근 아제르바이잔항공 엠브라에르-190 항공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대가 잔해 주변을 조사하고 있다.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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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지난주 추락한 자국 여객기가 러시아에 의해 의도치 않게 격추됐다고 언급하고, 러시아가 며칠 동안 이 문제를 '은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우리는 비행기가 러시아에 의해 격추됐다고 완전하게 명확히 말할 수 있다"며 "그것이 고의적으로 행해졌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격추가)행해진 것"이라고 아제르바이잔 국영방송에 말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지난 25일에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여객기가 러시아 상공에서 지상으로부터 포격을 받았고 "전자전으로 통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며칠 동안 이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 관리들이 내놓은 사건의 버전에 "화가 나고 놀랐다"고 전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불행히도, 처음 3일 동안 러시아에서 미친 듯한 소식 외에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추락 사고로 탑승객 67명 중 38명이 사망했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했던 러시아 체첸 공화국의 지역 수도인 그로즈니 근처에서 방공시스템이 작동,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이 추락 사고와 관련해 러시아에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첫째, 러시아 측은 아제르바이잔에 사과해야 한다. 둘째, 죄를 인정해야 한다. 셋째, 죄를 지은 관련자를 처벌해서 형사 책임을 묻고 아제르바이잔 국가, 부상당한 승객 및 승무원에게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그는 언급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사과했을 때 첫 번째 요구 사항이 "이미 충족됐다"고 언급했다. 푸틴은 추락 사고를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불렀지만 러시아의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AP가 전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추락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블랙박스가 열린 후에 (사건의) 최종 버전이 알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제르바이잔이 항상 추락 사고를 조사하는 '국제 전문가 그룹'을 지지했으며, 독립국가연합의 민간 항공을 감독하는 국가 간 항공 위원회가 이를 조사하라는 러시아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이 조직이 대부분 러시아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고 러시아 시민이 이끌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여기서는 객관성의 요소를 완전히 보장할 수 없다"는 게 알리예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국영 언론에 푸틴 대통령이 알리예프 대통령과 다시 전화 통화를 했지만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또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이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 근처 추락 현장에서 공동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객기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그로즈니로 비행하던 중, 예정된 목적지에서 카스피해를 건너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카자흐스탄으로 방향을 틀고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승객과 승무원은 아제르바이잔 언론에 그로즈니 상공을 돌 때 항공기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 항공교통국(Rosaviatsia)의 드미트리 야드로프 국장은 27일 여객기가 짙은 안개 속에서 그로즈니에 착륙할 준비를 하는 동안 우크라이나 드론이 도시를 표적으로 삼아, 당국이 해당 지역의 항공 교통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이 추락 사고는 우크라이나 내전과 관련된 두 번째 치명적인 민간 항공 사고다.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은 2014년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자들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지나가던 중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객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책임을 부인했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2년에 러시아 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로 반입한 방공 시스템으로 비행기를 격추한 혐의로 러시아인 2명과 친러시아 우크라이나인 1명을 유죄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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