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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해변에 밀려온 정체불명 '검은 공'…호주 해양 오염 경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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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양 오염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한 해변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이 발견돼 해양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윤영철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푸른 파도와 하얀 모래가 아름다운 세계적인 관광명소, 호주 시드니 쿠지 해변.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곳에 얼마 전부터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들이 나타났습니다.

[리첼 다이트 / 쿠지 해변 주민 : 평소처럼 아침에 수영하러 갔는데 해변에 검은 덩어리가 있는 걸 봤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날 오후에 해변이 폐쇄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출입이 통제되었습니다.]

호주 당국은 당초 기름 유출로 인해 만들어지는 '타르볼'로 예측했는데,

분석 결과 30% 정도의 화석 연료와 인간이 만들어낸 하수 찌꺼기 70%가 섞인 덩어리, 일명 '팻버그'로 밝혀졌습니다.

비누 찌꺼기와 인간의 배설물 등이 하수도에서 섞일 때 칼슘이 유기 화학 물질을 불용성 덩어리로 응집한 것인데,

주로 유럽 도시의 더러운 하수도에서 발견돼 이번처럼 해변에 나타난 건 이례적입니다.

[피터 그린 / 쿠지 해변 주민 : 해변 전체가 타르볼로 덮였고, 수백 개의 타르볼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배에서 떨어진 일반 타르볼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타르볼이 매우 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찌꺼기들이 단순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넘어 해양 생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물고기 등이 섭취하면 체내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매튜 잉글랜드 /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교수 : 제 생각에는 산업적인 규모로 식용유나 어떤 종류의 기름이 하수 시스템에 투기되었고, 그것이 응집되어 타르볼 형태로 시드니 해변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시드니 쿠지 해변 이외에도 추가로 8개 해변에서도 검은 공이 발견됐는데 여전히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단 겁니다.

호주 당국은 검은 공이 발견된 해변들을 잠정 폐쇄하고 대대적인 정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환경보호 단체 역시 약 80kg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단순한 정화 작업을 넘어 해양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롭 브래들리 / 환경보호단체 코디네이터 : 해변과 해변으로 이어지는 주변 지역을 청소하면서 심지어는 태양광 패널도 발견했습니다. 깨진 자동차 유리창, 그리고 여전히 많은 병과 캔도 있었습니다. 쓰레기가 강을 거쳐 바다로 유입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깨운 '검은 공' 사태.

깨끗한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 지속적인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개인들도 적극적인 실천과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 됐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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