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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달러예금, 하루 2조원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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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5대은행 달러예금 증감 규모/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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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주요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요동치고 있다. 환율 움직임과 탄핵 정국의 흐름에 따라 투자자금이 몰리거나,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하루에만 1조~2조원씩 달러 잔액이 늘고 줄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6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625억4900만달러로 전날보다 9억5500만달러(1조3850억원, 이하 1달러=1450원 기준) 늘었다.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8.4원 오른 1464.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달러 매수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환율 움직임에 따라 차익 실현 물량과 매입 물량이 몰리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이후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오름세를 이어가자 변동 폭을 더 키우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첫 거래일인 지난 16일 달러 예금은 11억6000만달러(1조682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다음날 원/달러 환율(1438.9원)이 연고점을 갱신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차익실현 매물은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자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9~20일 이틀간 줄어든 달러예금 잔액은 21억6400만달러로 약 3조1380억원 줄었다. 20일 하루에만 1조944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일주일 만에 붕괴 위기에 놓이면서 정국 불안이 더해지고, 추가 환율 상승 전망이 나오자 지난 23일엔 11억4400만달러(1조6590억원) 규모의 달러예금 잔액이 늘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과 비교하면 잔액은 16억9000만달러(2조45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 불안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달러예금으로도 일부 유입된 것으로도 보인다"며 "환차익은 비과세라는 점에서 큰 손들이 움직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 강세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 외부 요인과 국내 정치 불안이 결합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정부 1기 출범 당시에도 11월 대선 후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약 70원 상승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부상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1bp(1bp=0.01%p) 이상 솟아오른 4.631%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UBS글로벌웰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앨런 레흐트샤펜은 "새 정부 들어 관세 문제가 비화될 거란 소문이 많고 생산성 문제로 물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정치 리스크가 더해지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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