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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40대 남성 4명 중 1명(23.6%)이 결혼 경험이 없는 미혼으로 집계됐다. 20년 전(3.5%) 대비 6.7배 증가한 수치다. 여성은 10명 중 1명(11.9%)이 미혼으로 2000년(2.1%)보다 5.7배 늘었다.
30대도 비슷하다. 미혼 남성 비중은 2000년 18.7%에서 2020년 50.5%로 2.7배, 여성은 7.0%에서 32.8%로 4.7배가 됐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남녀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독신으로 살면 행복할까.
국제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독일 브레멘대학교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평생 독신으로 지낸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 측정 점수가 낮고, 결혼 또는 동거를 통해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다른 성격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신으로 지내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의존해야 할 일이 늘어날 때 경제적·의학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차이가 있을 경우, 이는 특히 건강·재정 문제에 직면한 노인들에게 중요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며, 그 도움은 보통 배우자가 제공한다”라고 브레멘대학교의 연구원이자 논문의 주요 저자인 줄리아 스턴 박사가 미국 심리과학협회(APS)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턴 박사와 동료들은 독신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삶의 만족도’ 및 심리학계가 정립한 ‘다섯 가지 성격 특성’(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증적 성질) 측면에서 비교했다.
유럽 27개국의 50세 이상 7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생 독신으로 지낸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을 뿐만 아니라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에 비해 외향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독신이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참가자들을 ‘결혼이나 동거 등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동거 경험이 없는 사람’,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 ‘장기적인 관계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 네 부류로 나눴다.
장기적으로 진지한 관계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과거 결혼 또는 동거 경험이 있으나 현재 독신인 사람보다 외향성, 개방성 그리고 삶의 만족도 점수가 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격차이가 선택(selection) 때문인지(특정 성격 유형의 사람들이 관계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혹은 사회화(socialization) 때문인지(장기적인 관계가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해석할 수는 없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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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 박사는 관계를 맺는 것이 성격에 미치는 변화는 작고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이 관계 맺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모든 독신자는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 및 다섯 가지 성격 특성에 관한 측정 점수가 전부 낮았다.
성별로 비교했을 때 독신 여성이 독신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중년 독신자보다 노년 독신자가 자신의 생활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다.
독신자는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질 수 있지만,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위의 평가점수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다.
이에 스턴 박사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사람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이 사람들을 더욱 세심하게 돌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성격 특성을 고려하여 독신 노인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유형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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