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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2024 증시결산] 밸류업으로 올린 주가, 트럼프로 '휘청' 계엄에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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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공시 동참·외국인 기대 커지며 코스피 한때 2,900선 넘봐

AI 거품론·블랙먼데이에 동력 '뚝'…美대선·비상계엄에 외인·개미 이탈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올해 코스피는 연초 기대와 달리 '삼천피'(코스피 3,000) 달성은커녕 2,400선까지 내주며 한해를 마무리했다.

상반기만 해도 코스피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기대감에 힘입어 추세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8월 블랙먼데이에 취약성을 드러낸 뒤 11월 '트럼프 포비아'에 휘청였고, 12월 예상치도 못한 비상계엄 사태에 결국 고꾸라졌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축사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4.1.2 hihong@yna.co.kr



◇ 尹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기업들 호응에 외국인 기대↑

올해 주식 시장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밸류업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증시 개장식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해소를 공언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등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 개편을 예고했다.

2월 말에는 밸류업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며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골자는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이와 함께 자사주 소각·배당 등에 나서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강제성 없는 맹탕 정책,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못한 반쪽짜리 계획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밸류업에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2월에만 7조7천9백1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상반기에는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월간 기준 순매수를 기록, 누적 순매수액이 22조3천686억원에 이르렀다.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그간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오르며 추세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갔다.

5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 9월에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리아밸류업지수'가 발표됐다.

11월에는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고, 이달 중순에는 5개 종목이 지수에 새로 추가됐다.

기업들의 밸류업 동참 행렬은 눈에 띈다. 이달 30일 기준 92개사가 본공시, 8개사가 예고 공시를 했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 속 대내외 정세 불확실성이 겹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요원해졌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출범 이후 이날까지 43.23포인트(4.36%) 하락했고,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연초 0.97배에서 지난 27일 기준 0.84배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코스피 폭락 마감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2024.8.5 xyz@yna.co.kr



◇ 블랙먼데이가 제동 건 상승세…트럼프·韓 경제 우려에 외인 이탈

7월 들어 코스피는 2,891.35(11일, 연고점)까지 오르며 2,900선을 넘봤다.

하지만 상반기 미국 증시 랠리를 이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퍼지자 코스피는 후퇴 양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일본은행(BOJ)의 깜짝 금리 인상은 8월 5일 블랙먼데이의 기폭제가 됐다.

엔화 강세 우려에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로 금리가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움직임이 일었고, 글로벌 증시는 동반 폭락했다.

코스피는 하루에만 8.77% 내려 16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4년 5개월 만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당시 전체 957개 상장 종목 중 924개의 주가가 흘러내렸고, 하루 새 시가총액이 약 192조원 증발했다.

또한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고, 8월에는 약 2조 8천억원 넘게 매도 우위를 보이며 월간 기준으로 순매도 전환했다.

9월에는 7조 9천억원 넘게 파는 등 외국인 매도세는 더 거세졌고, 12월까지 5개월 동안 총 22조7천4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합뉴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선언 방송 보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2024.11.6 yatoya@yna.co.kr



블랙먼데이의 상흔이 여전한 상황에서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되자 코스피는 휘청였다.

미 대선 직전 전해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소식은 고율의 관세 부과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공포 속에 묻혔다.

특히 미국 정부의 투자 보조금 삭감 우려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던 방위산업 종목들마저 내년 국내 경제가 1%대 저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며 상승분을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 비상계엄 사태 후 탄핵 이슈 따라 출렁…등돌린 개미들

연말로 접어들자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미 악재를 숱하게 반영한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감지됐다.

하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로 분위기는 급변했고, 이후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둘러싼 정치 갈등에 코스피는 속절없이 출렁였다.

탄핵 국면에 진입한 후 시장 불안이 다소 진화되는 듯했으나 지난 27일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또다시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관련 뉴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12.3 pdj6635@yna.co.kr



비상계엄 사태 직전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이날까지 100.61포인트(4.02%) 내렸고, 시가총액은 약 83조원 증발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주간 거래 기준)은 69.6원 올라 1,472.5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싸늘해진 점이 눈에 띄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약 8천100억원 순매도했고, 월간 기준으로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코스피 거래량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 76.93%에서 이날 71.08%로 떨어졌다.

통상 코스피가 떨어지면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받쳐줬던 것과는 대조된다.

낮은 수익률에 지친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와 코인 시장으로 빠르게 이탈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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