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활주로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전부 수평으로 돼있어 둔덕이 없이 7.5cm 이하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나와있다. 지반 안에 60cm 정도로 콘크리트를 심고 그 위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7.5cm 이하로 튀어나와 있는 구조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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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내구 연한(15년)이 끝난 로컬라이저 장비를 교체하면서 기초재를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공항에 설치되는 활주로 시설과 장비 등은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시공한 뒤 한국공항공사가 시설물을 인수해 운영·관리하는 방식이다.
무안공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끝 지점으로부터 251m 거리에 설치돼 있다. 로컬라이저는 2m 높이로, 흙더미로 뒤덮인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돼 있어 전체 높이는 4m다.
Q : 로컬라이저를 왜 콘트리트 둔덕 위에 설치했나?
A : 무안공항의 경우 활주로 끝단 이후가 기울어져 있는 지형이다. 이 때문에 둔덕을 세워 활주로와 수평을 맞추고, 그 위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Q : 설치 규정을 위반한 것인가?
A : 국토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항안전운영기준 제42조에 따르면 설치가 허가된 물체를 지지하는 기초 구조물은 지반보다 7.5cm 이상 높지 않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세워져야 한다. 이에 따르면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규정(지반 7.5cm 이하)보다 한참 높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안전 구역의 물리적 범위 바깥에 위치해 해당 조항을 적용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Q : 로컬라이저가 활주로와 너무 가까워 기체 충돌 위험이 더 컸던 환경 아닌가.
A :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의 위치는 활주로 끝 지점으로부터 251m 거리에 설치돼 있다. 다른 공항들에 비해 활주로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편이기는 하다. 국내 주요 공항들의 활주로 끝과 로컬라이저 사이의 거리를 비교해보니, 인천공항은 활주로 4개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활주로 끝 간 거리가 290~300m 정도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은 310m다. 제주·김해·청주·대구·양양 등 그외 국제공항들도 모두 로컬라이저~활주로 간 거리가 300m 이상이다.
Q : 다른 공항 로컬라이저 설치 실태는?
A : 무안공항과 달리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경우 로컬라이저가 지면에 돌출돼 있지 않다. 인천공항의 경우 둔덕 없이 7.5cm 이하로 낮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살짝 올라와 있다. 지반 아래 60cm 깊이까지 콘크리트를 심고 지상에 조금 튀어나온 구조다. 이 덕분에 지난 2016년 UPS 소속 화물기가 인천공항에서 랜딩기어 파손으로 활주로를 벗어나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을 당시 큰 피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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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해외 공항의 경우, 지반의 수평이 맞지 않는 경우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 수평을 맞춰 로컬라이저를 안정적으로 설치한다. 국토부는 30일 브리핑에서 “제주공항은 콘크리트와 H빔을, 여수·포항 공항은 성토와 콘크리트를 썼다”며 “해외에서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이 콘크리트를 (로컬라이저 설치에) 쓴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있는 둔덕과 관련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공항에서도 보기 힘든 사례라고 말한다. 김인규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활주로에 있는 둔덕이 없었다면 사고나 폭발이 덜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활주로 끝에 이런 높이의 둔덕은 어느 공항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황호원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법학과 교수도 "해당 구조물 때문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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