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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사고기 충돌한 공항 둔덕, 국토부가 2005년 설계[제주항공 참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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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폭발 유발한 원인으로 지목되자
국토부 "연관성 추가조사" 입장
업계에선 "공정성 문제 될수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둔덕' 설계를 국토교통부가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둔덕이 해당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조사한다고 밝힌 바 있어 조사의 공정성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3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내용을 종합한 결과 무안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여객기 착륙을 돕는 안테나)를 지탱하고 있던 둔덕은 지난 2005년 국토부가 설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5년 무안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며 서울지방항공청에서 설계를 담당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항공청은 국토부 산하 기관으로 공항 시설 건설·운영 및 관리부터 조정·통제업무 등을 담당한다.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를 두고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로컬라이저를 지탱하고 있는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목하고 있다. 로컬라이저를 지탱하기 위해 설치한 둔덕 속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충돌 당시 충격을 키워 폭발을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다만 국토부는 해당 둔덕이 사고를 키웠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조물이 사고의 규모를 키운 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블랙박스와 비행기록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될 것"이라며 "이 시설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사고와의 연관성이 있는지는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 다른 국내 공항에도 유사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해당 시설을 설계했던 국토부가 '해당 시설이 사고 규모를 키웠는가'에 대한 조사를 직접 맡는다는 점이다.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조사는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맡는다지만, 설계를 맡은 국토부 조사를 국토부가 중심이 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며 "제주항공 사고 기체 조사를 제주항공이 맡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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