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 공항 운영미숙 가능성 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과학수사 경찰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 및 분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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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과 기체 결함으로 압축되고 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사고가 난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최근 6년간 조류 충돌이 10차례나 발생했지만 방지설비는 부족했던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로, 전담 인력과 장비가 있어야 한다.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조류 충돌사고는 운항편수 대비로는 발생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관계당국에 따르면 무안공항에는 조류 충돌 예방 근무자가 4명이 있지만, 사고 당시에는 2명만 근무했다고 한다. 또 탐지레이더와 열화상탐지기가 필수 장비인데도 비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적자 운영을 하는 지방공항들은 인력과 장비를 완비하지 못하고 있다. 무안공항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지방공항들도 무안공항과 같은 문제로 유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차제에 조류 충돌 방지장비와 함께 항공기 이착륙에 위협이 되는 문제점은 없는지 면밀하게 조사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기체 결함 여부도 철저히 가려야 한다. 사고 기종인 보잉 737-800과 같은 여객기가 30일 김포공항에서 출발했다가 이번 사고를 일으킨 원인과 같은 랜딩기어 이상으로 긴급히 회항했다. 지난 28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을 출발한 같은 기종의 KLM 여객기가 오슬로 공항에 비상착륙했다고 한다.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주항공은 자체 보유한 여객기 41대 가운데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니 승객들이 앞으로 겁이 나서 제주항공을 탈 수나 있겠는가. 미국 정부 교통안전위원회와 보잉 본사도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협력하겠다고 한다. 원인이 조류 충돌이 아니라면 정비 미흡 때문인지, 아니면 기종이나 기체의 결함 때문인지 곧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번 참사는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천재(天災)가 아닌, 결국은 인간의 잘못에 의한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잘 대처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다만 원인이 확인되면 후속 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하고 문책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재차 지적하고 싶은 것이 지방공항의 운영 문제다. 논란 속에 건설된 지방공항들은 운항횟수가 적어 운영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국내 공항 운영사인 한국공항공사에 1차 책임이 있을 것이고, 정부 또한 감독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항공기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대형 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허점도 있어서는 안 된다.
참변을 당한 희생자들의 보상 문제와 사고 충격으로 정신적 트라우마에 빠진 주변 사람들의 치료 또한 정부와 관련기관들이 빈틈없이 진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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