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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샷!] "제보 대가 얼마 받았냐"…제주항공 참사 악플·가짜뉴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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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타지 말아야", "기장이 여자"…"추락할 일 생기면 결근 없게 연락하라"

연합뉴스

사고 여객기 내부 수색하는 소방구급대원
(무안=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지난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구급대원이 사고 여객기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1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김유진 인턴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가짜뉴스와 악플이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무안국제공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근영(48) 씨는 지난 29일 사고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각종 음모론과 억측에 시달렸다.

이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기체가 활주로에 착륙한 이후 외벽에 부딪히는 사고 당시 모습이 정확하게 담겼다. 다수의 언론이 사고 상황을 보도하며 이씨의 영상을 활용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상에서는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억측이 퍼졌다.

이씨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도 이후) 일부 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촬영물을 제보한 대가로 얼마를 받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이런 상황이 너무 황당하다"고 털어놨다.

전날 영업을 준비하며 하늘을 바라본 이씨는 기체의 움직임이 평소와 달라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다. 7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며 지켜본 활주로의 반대 방향으로 비행기가 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비행기가 유독 낮게 날았고 평소보다 선회 반경도 작아 '뭔가 이상하다' 싶어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항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수시로 이착륙 모습을 봤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영상에 담긴 모습은 이씨가 가게를 나와 옥상에 오른 직후에 포착된 상황이었다. 이씨는 "옥상에 올랐을 때 이미 비행기가 바닥에 닿으려고 하는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누구보다 가까이 사고 상황을 목격한 이씨는 전날 밤잠을 설쳤다. 이씨는 "눈만 감으면 비행기가 폭발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도 울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면서도 이 영상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희생자를 비롯해 기체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향한 허위 사실 및 2차 가해성 게시글도 확산했다.

지난 29일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비행기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여성이라고 멋대로 확정 짓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기장이 2019년부터 기장했다는데 시기가 딱 제주항공이 여자 기장 홍보할 때랑 맞아떨어진다", "기장 여자 맞지?" 등 근거 없이 성별을 추정하는 모습이었다.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뿐 아니라 여성 혐오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 작성자는 "여기장은 걸러야 한다. 공간인지능력부터 사고 대응능력까지 현저히 떨어진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은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이 모두 남성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희생자들의 책임을 묻는 게시글을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sa***'는 "LCC 타지 말아야겠다고 하는 건 피해자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말로 보인다. 비싸게 주고 타면 사고가 안납니까"라고 적었고, 'wi***'도 "LCC 타지 말라는 건 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타는 것이라고 읽힐 수 있다. 소비자가 감수할 게 아니라 기업에 안전하게 운행해달라고 외쳐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LCC 안 타겠다는 반응 좀 안 보고 싶다. 대부분 지방 공항은 저가항공사뿐"(AK***), "누구나 내일 당장이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가볍게 말하지 말하달라"(ed***) 등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X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사고가 발생한 기체의 과거 이력에 대한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SNS 등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체(HL8088)와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 상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회항한 기체가 동일하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기체의 기번은 HL8088이며, 오사카 상공에서 회항한 기체의 기번은 HL8303이다.

두 비행기의 기종은 B737-800로 동일하지만 기체는 다르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은 이번에 사고가 난 B737-800과 같은 기종을 총 39대 운용하고 있다. 항공사는 각 항공기에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 관리한다.

연합뉴스

신세계 대구 공차 가맹점 관리자의 발언
[X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공차코리아는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한 가맹점 관리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과문을 게시했다.

대화방 캡처본에 따르면 관리자 A씨는 직원들에게 "오늘 비행기 터진 거 봤지?", "방학 때 해외 가는 놈들 좀 있던데 추락할 일 생기면 부모님보다 나한테 먼저 톡 보내. 결근 안 생기게"라고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공차 소비하지 맙시다", "이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이런 말을 하다니"라고 비판했다.

공차코리아는 "이번 공차 가맹점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편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이 사안을 엄중히 검토하고 있고 관련 직원에게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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