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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TF인터뷰] 송중기, 주연의 책임감으로 완성한 '보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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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보고타에 떨어진 국희 役 맡아 열연
"낯선 땅에서 벌어지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새로운 매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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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가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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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송중기는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우여곡절을 겪을 때도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만은 절대 잃지 않았다. 그 덕분에 '보고타'는 촬영을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5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2024년의 마지막 날을 '보고타'로 장식하게 된 송중기가 올해를 유의미하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기분 좋게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송중기는 오늘(31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 이하 '보고타')로 관객들을 찾는다. 개봉을 앞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그는 "감개무량하다"는 개봉 소감으로 말문을 열며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작품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소수의견'을 연출한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보고타'는 2019년 콜롬비아 현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약 5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송중기는 주연으로서 전체적인 상황을 신경 쓰고 자신의 스케줄을 가장 먼저 홀드하면서 작품을 잘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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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19세에 보고타에 떨어진 국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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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완성본을 봤다는 그는 "배우들끼리 서로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던 게 기억이 나요. '드디어 개봉하는구나' 싶었죠. 오랜 시간이 지나고 개봉하다 보니까 서로 뭉클했죠"라고 회상했다.

19세에 보고타에 떨어진 국희 역을 맡아 극을 이끈 송중기가 '보고타'에 끌린 지점은 명확했다. 한인사회에서 서로를 질투하고 이간질하면서 싸우는,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외에서 찍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또 그는 "국희가 콜롬비아에 정착하고 한인사회에 적응하는 시퀀스를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도 컸어요. 제가 콜롬비아를 언제 또 가보겠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국희를 만난 송중기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낯선 땅에 처음 도착한 소년부터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30대 청년까지, 한 인물의 긴 서사를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내며 다채로운 얼굴을 꺼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면서 장면과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 짓는 게 어려웠지만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에 최선을 다한 그다.

특히 송중기는 짧은 머리에 귀걸이를 착용하면서 지금껏 본 적 없는 외적 비주얼을 완성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그는 "콜롬비아에 관한 지식이 없다 보니까 프리프로덕션때 스태프들이 오지 말라고 했는데 같이 갔어요(웃음). 남자분들이 귀걸이나 팔찌 등 화려한 걸 많이 휘감았더라고요. 그걸 참고했어요"라며 "처음에는 귀걸이를 본드로 붙였는데 느낌이 안 나서 진짜로 귀를 뚫었고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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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이희준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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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송중기는 이번 작품을 위해 버스 면허를 따고 스페인어도 열심히 연습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콜롬비아로 향한 인물을 섭외해 스페인어를 배웠고, 콜롬비아 현지 스태프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생활 스페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했다고. 이와 관련해 그는 "국희가 보고타에 잘 스며들어서 사는 걸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에 적힌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하게 애드리브를 하고 싶었어요"라며 "그래서 제 나름대로 생활 스페인어를 추가하면서 변주를 시켰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중기는 '보고타'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이희준도 언급했다. 앞서 이희준은 자신이 연기한 인물이 국희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는 데 집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송중기는 "그게 제가 희준이 형에게 감탄한 지점이었어요. 저는 그런 걸 생각하지 않는데 형은 그걸 해결하지 않으면 연기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는 숲을 본다면 희준이 형은 나무의 이파리까지 다 보는 섬세한 성격이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다른 지점을 갖고 있지만 공감이 됐고, '그래서 연기를 저렇게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호 보완이 잘 된 거죠. 몇 개월 동안 타지에 있으면서 별별 이야기를 다 했고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금방 친해졌고 형과의 호흡도 너무 좋았죠."

다만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보고타'가 송중기의 전작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과 비슷하다는 감상평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또한 '빈센조'와 '재벌집 막내아들' 등 드라마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둔 그가 '늑대소년'(2012) 이후 이렇다 할 영화 대표작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가운데 베일을 벗는 '보고타'는 송중기의 다채로운 얼굴만큼 국희의 서사가 친절하게 담기지 않아 의문을 자아내는 구간도 있었다.

실제로 꽤 많은 촬영 분량이 편집됐다고 인정한 송중기는 "국희가 콜롬비아 여자와 가정을 이루는 내용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관객들의 니즈를 맞춰야 되잖아요. 국희의 이야기 전체를 감상하면 루즈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저는 감독님의 선택에 격하게 동의하고 지지해요. 잘 결정하신 것 같아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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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보고타'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남미의 풍경을 담았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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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전했다. 그는 "제가 출연하는 작품뿐만 아니라 감상하는 영화도 촌스러운 걸 좋아해요. 저에게 '촌스럽다'는 긍정적인데요. 붕 떠 있는 거 말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죠. 그런데 드라마를 할 때는 이런 마이너한 성향을 뺄 수밖에 없어요. 상대적으로 그런 극본이 적기도 하고요"라며 "'늑대소년'도 장르영화지만 남자와 여자의 진실된 사랑 이야기가 들어가니까 땅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고요. '승리호'도 우주 영화지만 잃어버린 딸을 찾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사람 냄새나고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정서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12월 극장가다. 곽도원의 '소방관'이 예상외의 선전을 하며 누적 관객 수 250만 명을 돌파했고, '하얼빈'도 사전 예매량 50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송강호의 '1승'과 김윤석의 '대가족'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렇게 12월 개봉작들이 극과 극 성적표를 받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주자로 극장가에 출격하는 송중기는 "'하얼빈' 시사회에 가서 현빈 선배님께 인사드렸어요. 영화가 너무 좋더라고요. '소방관'은 바빠서 아직 못 봤는데 곧 볼 예정이고요"라며 "예전에는 같은 시기에 경쟁하는 작품들을 언급하는 걸 조심스러워했는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어요"라고 훈훈함을 안겼다.

끝으로 그는 "'보고타'는 한국 정서를 갖고 만든 이야기인데 올로케이션을 찍으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또 남미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으실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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