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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尹관저 4000명이 에워쌌다…지지자, 버스 앞 드러눕고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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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대혼돈이 벌어졌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든 탓이다.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골목 앞에선 이른 아침부터 ‘이재명 구속’과 ‘윤석열 구속’을 외치는 목소리가 부딪혔다. 윤 대통령 지지자 측과 탄핵 지지 측이 각각 40명쯤 모여, 한쪽이 “탄핵 무효”라고 외치면 반대 측이 “탄핵하라”라고 받아치기를 반복하며 서로 구호를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 지지자 측은 “어디 대통령을 체포한다고 나서나”“법을 알고나 떠들라”라고 외쳤다.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나눠준 태극기·성조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계엄 합법, 탄핵 무효’‘내란수괴 이재명 체포하라’ 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든 채였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측에선 “윤석열 즉각 체포하라”“이제 끝났다”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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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31일, 탄핵반대 집회 참여자들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두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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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경찰은 관저 방향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양측을 분리해 충돌에 대비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측이 반대편 측 인도로 넘어와 “이재명 구속”을 외치자 경찰은 “저쪽으로 이동해 달라. 계속 마찰이 있으니까 그런다”라며 이동을 유도했다.

오전 9시쯤까지만 해도 양측 인원이 서로 대치하는 모양새였으나,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뒤 윤 대통령 지지자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오전 11시쯤 지지자 수가 200~300명까지 늘어나자 경찰은 한남대로 차선 2개를 더 넓혀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통행로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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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31일 서울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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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아수라장이 된 건 오전 11시쯤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관저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다. 버스는 집회 현장 질서유지를 위해 추가 투입할 경력을 실은 버스였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 측이 영장 집행 버스로 오해하며 난리통이 빚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질서유지선을 뚫고 들어와 버스 앞에 드러누우면서 진입을 저지했다. 경찰이 이들을 차도에서 끌어내려 하자 지지자 측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경찰 측은 확성기로 “더이상 밀지 말라. 질서유지선 안으로 들어가시라. 차를 뺄 테니까 물러나 달라”고 외쳤다. 약 5분간 대치 끝에 경찰은 차를 뺀 뒤 골목 안 대신 갓길에 버스를 세웠다.

그러나 이후에도 뒤쪽에서 지지자들은 “탄핵 반대”를 외치며 경찰이 세운 질서유지선을 밀고 나오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잡고 버티며 힘씨름을 벌였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경찰관을 미는 행위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거듭 경고했다. 결국 집회 주최 측이 “여러분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경찰들과 싸우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후 12시쯤 신자유연대, 자유우파총연합,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윤 대통령 지지자 측은 대열을 형성한 뒤 본격적인 집회를 시작했다. 사회자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1000만이 모여야 한다”“대통령실로 올라가는 모든 골목을 다 막을 수 있도록 당장 한남동 관저 앞으로 모여달라”고 외쳤다.

집회 연단의 사회자는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입장을 지지자들에게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사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오늘 체포영장 발부는 법을 위반한 불법 무효’다. 윤석열을 지키자”고 했고,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체포 영장 무효” 등을 외쳤다.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인원이 점점 늘어나 지지자들은 관저로 이어지는 한남대로 부근 인도와 약 300m의 세 개 차로를 가득 채웠다. 오후 4시쯤 한남동에 모인 집회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4000명에 달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영심(69)씨는 “유튜브를 보고 ‘관저로 오라’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체포를 막기 위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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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시위로 버스정류장 이용이 불가능해지자 용산경찰서는 인근에 임시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 최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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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석자 대부분 중장년층이었지만 중간중간 젊은 층도 보였다. 김포시에서 온 윤모(24)씨는 “민주당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행태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해, 체포 영장을 막는 데 힘을 보태고자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온 김모(37)씨도 “연말이라 일찍 퇴근해서 바로 집회로 오게 됐다”며 “대통령이 체포되면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국정이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집회 도중 곳곳에서 충돌도 일었다. 인근 거주민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와서 “여기는 주택가니 여기까지 들어오지 마라”고 하자 집회 참가자들이 “그게 중요하냐”며 고성이 오갔다.

대통령 관저 인근 한남동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집회 인파에 한남대로 육교 인근 버스정류장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용산경찰서는 길가에 팻말을 세우고 임시 정류장을 마련했다. 한남동 방문객이나 강아지를 산책시키던 주민 등은 시위대에 길이 막히자 당황한 듯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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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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