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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보신각 찾은 시민도, 분향소 방문한 시민도 '제주항공 희생자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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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무렵 서울시청 앞 분향소 대기줄 형성

"유가족 향한 2차 가해 없어야…안전한 사회 되길" 당부

오후 7시 보신각 타종행사 기다리는 시민들 줄지어

비상계엄·제주항공 사고엔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데일리 송주오 이영민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마무리하는 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영향으로 추모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시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서 2025년 을사년(乙巳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시민들의 반응도 있었다. 다만 대체적으로 현재 어지러운 정국과 애도 분위기의 영향 탓에 개인의 소망보다는 사회 안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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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이날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많은 시민이 찾았다. 시민들은 분향소 앞에 마련된 국화 한 송이씩을 들고 줄지어 희생자를 추모했다. 추모 대기줄은 퇴근이 본격화된 오후 6시30분쯤 30여명으로 늘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20대 피모씨는 “최근에 저도 떠나보낸 가족이 있다”며 울먹거렸다. 그는 “아무리 어지러운 시국이라도 가족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2차 가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객기 사고의 원인이 아직 밝혀진 게 없다”면서 “각자의 잣대에 빠져 잘못이나 책임의 대상만 찾는 데 연연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은 슬픔을 애도할 시간이다”고 당부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환희(19)씨는 당초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석차 서울에 왔다. 하지만 김씨는 분향소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탄핵도 정신이 없는데 이런 참사까지 벌어져서 안타깝다”며 “저도 묵념하면서 목이 멨는데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최대한 편을 가르지 말고 정치인분들이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직 군인이라고 밝힌 A씨는 “슬픈 감정을 많이 받았다. 위로의 힘으로 바꿀 기회가 있으니 단순히 슬픔에 잠겨 있기보다 마음을 위로로 바꾸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이런 사고도 그렇고 다 새롭게 겪는 일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디딤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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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사진=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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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7시께 보신각은 타종행사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둘러싸였다.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에도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위해 발을 연방 동동 굴렸다.

친구들과 경남 양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5시간에 걸쳐 도착했다는 안윤민(19)씨는 “올해 수능을 치렀다. 가고 싶은 대학이 후보로 나와서 긴장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며 웃어 보였다. 안씨는 “내년에는 모두 웃을 수 있는 해가 되면 좋겠다. 아무사고 없이 사람들이 각자 일에 여유를 갖고 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제주항공 참사를 언급하며 “유가족이 잘 털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유가족들에 위로를 건넸다.

가족들과 보신각을 찾은 안재용(21)씨는 “개인적으로는 올해 원하는 일들이 잘 풀려서 좋았다”면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나 제주항공 사고 때문에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무사 무탈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가평에서 온 강정욱(67)씨는 올해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하며 “여기 오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느리가 아기를 가져서 내년에 건강하게 태어나면 좋겠다”며 “다들 편안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라유민(23)씨는 내년 취업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라씨는 “기업 공고나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TO가 계속 줄고 있다”며 “가고 싶은 일자리가 줄어서 고용시장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부분이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 현장을 방문해 안전관리 대책을 점검했다. 이한경 본부장은 타종행사 현장을 방문해 △행사장 및 지하철 인파관리 △응급환자 이송 △대중교통 연장운영 등 행사 안전관리대책 전반을 꼼꼼히 살폈다.

서울경찰은 교통경찰 등 300여명을 배치해 보신각 일대에 모인 시민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원거리 우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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