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치킨·소비재 등 서구 브랜드 보이콧에 반사이익
인도네시아의 이스라엘 비판 시위 |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가자 전쟁 이후 반(反)이스라엘 불매운동이 크게 확산한 이슬람 국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 불매운동 표적인 서방 브랜드를 대신해 자국 브랜드가 뜨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아시아 전문매체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신생 치킨 프랜차이즈인 알마즈 프라이드 치킨은 지난 6월 첫 매장을 개설한 지 약 반년만인 이달 초까지 매장을 37개로 늘리면서 고속으로 확장 중이다.
이 회사는 KFC 같은 기존 서구 브랜드의 소비자를 주로 공략, 영업 개시 이후 약 7개월 만인 현재 이미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익의 5%를 팔레스타인 지원 등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많은 소비자가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참여하면서 현지 커피 프랜차이즈 저스(ZUS)커피, 기기(Gigi)커피나 개인이 하는 커피숍을 대신 찾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중소 커피 프랜차이즈인 아티잔 로스트커피 관계자는 보이콧 이후 고객이 늘어 "매출이 약 10∼20% 늘었다"고 말했다.
데이터·컨설팅 기업 글로벌데이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최근 가자 전쟁 등과 관련해 일부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에 참여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 불매 참여 비율이 약 70%에 달할 정도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여성 레니 레스타리(31)의 경우 오랫동안 펩소덴트 치약, 도브 샴푸 등 유니레버 제품을 썼으나 가자 전쟁 이후 이 회사 제품을 불매하고 있다.
그는 이제 비누와 샴푸는 천연 재료로 자신이 직접 만들고 다른 제품은 현지 기업 것을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이 무슬림으로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면서 "장기적이고 대규모적인 보이콧 운동이 특히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의 주요 후원자인 미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 사는 가톨릭 신자 마리아도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은 더는 한 종교가 아닌 인류의 문제"라면서 유니레버 제품 불매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불매 운동이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표적이 된 서방 브랜드들은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스타벅스 운영사는 올해 상반기에 790억 루피아(약 72억원)의 손실을 내 전년 동기 1천110억 루피아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KFC 인도네시아 운영사도 같은 기간 손실이 거의 4배인 5천570억 루피아(약 509억원)로 불어나자 약 50개 매장을 폐쇄하고 직원 약 2천명을 해고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베르자야푸드(B푸드)도 지난해 하반기∼올해 상반기에 9천150만 링깃(약 302억원)의 순손실을 내 1년 전 1억340만 링깃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또 말레이시아에서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는 QSR브랜즈는 불매 운동의 여파로 지난 4월 108개 매장을 일시적으로 닫는 등 어려움을 겪은 끝에 최근 기업공개(IPO)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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