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인 ‘증시 전망’…시장주도 테마 ‘조선·밸류업·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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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밸류업 종목이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코스피지수가 2800에서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 바닥은 2300으로 전망했다. 주도업종은 조선·방산과 밸류업 등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경계해야 할 변수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외환 변동성, 경기침체 우려 등을 꼽았다.
1일 본지가 최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자산운용사 본부장 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예상한 2025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2300~2800포인트였다. △한국투자증권·KB증권·한화투자증권 2300~2800 △신영증권 2260~2870 △현대차증권 2350~2700 △신한투자증권 2600~3100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스피가 상저하고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박스권을 거쳐 하반기 레벨업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익 우려에도 이익 전망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2분기 실적 확인 전까지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하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증시를 주도할 업종은 일제히 조선을 꼽았다. 윤창용 본부장은 “조선은 미국 설비투자 회복기에 국내 수출이 증가되는 패턴을 보였다”며 “수출 주력 업종에서 주도주를 모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조선업은 내년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면서 최근 이익 전망치가 지속 상향되고 있다”며 “한국 조선업은 미국과 협업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되며, 최근 인도 조선업 대표단도 한국 조선소를 방문하는 등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밸류업 업종도 주요 추천주로 거론됐다. 어떤 정파가 집권하더라도 밸류업 정책의 승계는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 불문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개선에 성의를 보이는 종목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형 센터장은 “연초 주총 시즌을 앞둔 주주행동주의 활성화, 배당기준일 변경으로 인한 배당주 수혜 기대감, 상법 개정 등 밸류업 정책의 지속성을 고려해 주주환원 테마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현 본부장은 “투자자의 배당 수요는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거나 시장금리 하락으로 배당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우인데, 2025년은 이 두 가지 경우 모두에 해당하므로 고배당주의 매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기대감은 엇갈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반면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는 반도체지원법 폐지 가능성이 존재해 부정적 흐름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중국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우주·항공, 금융, 소프트AI, 방산, 바이오·제약, 화장품, IT하드웨어 등이 거론됐다. 무역분쟁에서 자유로운 IT서비스, 엔터, 인터넷·게임, 헬스케어 업종도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마지막 증시 거래일인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28(0.22%) 하락한 2399.49에 코스닥은 12.22(1.83%) 오른 678.19에 장을 마쳤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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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계해야 할 변수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경기침체 우려 등이 지목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최대 리스크는 보편 관세다. 트럼프의 특성상 관세나 무역전쟁을 그대로 시행하기보다는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 관세 정책이 특정국을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에 그칠 경우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관세 인상과 중국 제재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희찬 센터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와 이민정책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라며 “두 가지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경로에 불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고, 관세의 경우 기업의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부과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흔들 만한 변수는 또 있다. 한국의 경기 둔화 강도다. 우리나라는 금리인하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작지만 공급망 재편과 생산성 약화, 내수 부진 등에 지지부진한 경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김학균 센터장은 “한국의 경기둔화 강도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지만, 성장률이 1.5%를 하회하는 경착륙이면 주가는 추가 조정될 수 있다”고 봤다.
해외 주요국가의 경기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미국 경기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나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높아진 증시 밸류에이션, 무역전쟁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유로존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반등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점도 동아시아 국가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맞물린 각국 기준금리와 통화정책 추세, 환율은 국내 증시를 언제든 쥐고 흔들 수 있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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