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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거미조각 부르주아의 내면… 인체조각 뮤익의 섬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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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2025 현대미술전시… 팬층 두꺼운 작가 개인전 ‘풍성’

뮤익 개인전… 4월 현대미술관, 특수분장 경력… 살아 있는 듯 묘사

부르주아 회고전… 8월 호암미술관, “작품 물론 일기-메모 함께 전시”

이불 개인전… 9월 리움미술관, “40여 년 작품세계 한눈에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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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전시되는 작가와 작품들. 2003년 미국 뉴욕 자택에 있는 프랑스 출신 현대미술가 루이즈 부르주아. 낸다 랜프랭코가 촬영했다. ⓒThe Easton Foundation(첫번째 사진). 론 뮤익 ‘In Bed’, 2005년. 프랑스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Gautier Deblonde, 론 뮤익(두번째 사진). 이불 ‘나의 거대 서사: 바위에 흐느끼다…’, 2005년. ⓒ이불(세번째 사진). 리움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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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거미’가 떠오르는 현대미술의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1911∼2010)의 대규모 회고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불 작가의 40여 년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개인전, 호주 출신의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의 첫 아시아 전시….

지난해 경기 침체 여파로 미술시장도 한파를 맞았지만, 그나마 무게 있는 전시들이 줄을 이으며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뱀의 해’를 맞은 2025년도 국내외 명망 있는 작가들의 전시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올해 라인업에선 팬층이 두꺼운 작가들의 개인전이 빼곡하다.

● 부르주아 내면 파고드는 호암 전시

대형 거미 조각 ‘마망’으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부르주아의 회고전은 8월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9월부터 이달 9일까지 열리는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의 부르주아 대규모 회고전은 이미 도쿄를 다녀온 애호가도 적지 않다. 실제로 모리미술관 전시작 중 일부도 호암미술관으로 오지만, 전시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호암 전시는 부르주아의 ‘정신분석 텍스트’가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르주아는 생전 수십 년간 정신 치료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남긴 일기 등의 기록이 말년에 공개된 바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전시 작품을 구성해 작가의 무의식이 작품과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김 부관장은 “작품을 감상하며 부르주아의 일기와 메모 등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하겠다”며 “작가의 내면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불 개인전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1980년대부터 40여 년간 펼친 작품 활동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초기 노래방 작업과 사이보그 연작, 2005년 이후 이어지는 ‘나의 거대 서사(Mon Grand Recit)’ 연작이 중심이다. 초기 영상 작품을 다룬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개인전과 달리, 이불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현 첫 전시는 ‘론 뮤익’

국립현대미술관의 2025년 첫 전시는 4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론 뮤익 개인전이다. 뮤익은 2021년 리움 재개관 기획전인 ‘인간, 일곱개의 질문’에서 커다란 얼굴 조각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 적이 있다.

뮤익은 영화 특수분장 일을 했던 경력을 살려 살아 있는 듯 생생히 묘사된 인체 조각을 실제 사람보다 훨씬 큰 사이즈로 만들어 섬뜩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이 있는 전시를 해보고 싶다”고 밝힌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체제에서 기획된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밖에도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전(4월 덕수궁), 김창열 개인전(8월 서울), ‘젊은 모색’(4월 과천) 등의 전시가 준비돼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하종현 7957’(2월), 스페인 현대미술전인 ‘맑고 투명하고 깨어있는’(5월),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개인전(8월)을 연다.

● 젊은 작가 주목하는 갤러리들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의 라인업에서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개인전이 눈에 띈다. 국제갤러리는 장파(43) 개인전을 12월 서울에서 연다. 장파는 강한 색채로 신체의 장기를 닮은 그로테스크한 형태를 그린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이를 ‘여성적 그로테스크’라고 표현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전에도 대형 작품을 출품했다. 갤러리 측은 해외 아트페어에 출품할 강렬한 시각 언어를 가진 작가로 장파를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현대도 이우성(41) 개인전을 10월 신관에서 개최한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이 작가는 개념 위주로 접근하는 또래의 많은 작가와 달리 청춘, 연대, 집회 같은 일상 속 장면을 다뤄 한국 특유의 정서가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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