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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반도체·자동차 쌍두마차가 이끈 2024년 역대 최대 수출액…"올해가 진짜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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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2024년 연간 수출입 동향 발표
2024년 연간 수출액 6,838억 달러 기록
연간 무역수지 518억 달러 흑자
반도체, 수출 22% 차지...효자 노릇 톡톡
자동차도 2년 연속 700억 달러 달성
한국일보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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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고금리·고물가와 국제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수출액이 크게 오르면서 2024년 수출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무역수지도 2년 연속 빠져있던 적자의 늪을 벗어났다.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예견에 불안정한 국내 정세까지 더해지며 올해도 성과를 내기란 녹록지 않지만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년 만에 최고액 경신한 수출액... 다시 찾은 무역 흑자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도 대비 8.2% 증가한 6,837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치던 2022년(6,835억6,000만 달러)보다 2억 달러 많다. 무역수지도 전년도(103억 달러 적자) 대비 621억 달러 개선된 518억 달러로, 2021년(293억 달러)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일보

그래픽=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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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만 놓고 봐도 성적이 좋았다. 2024년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613억8,000만 달러로, 역대 12월 중 1위다. 2023년 10월부터 1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이기도 한데 특히 직전 달까지 1.4%(11월)대로 뚝 떨어졌던 수출 증가세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불법 계엄 등으로 국내 정세가 불안정하면서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냔 우려와 달리 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연초 목표였던 7,000억 달러 달성은 실패로 돌아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의 수출 성과는 두각을 나타낸다. 1~9월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전 세계 수출 순위도 6위로 2023년 8위에서 두 단계 올랐고 상위 10대 수출국 중 수출 증가율도 9.6%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플러스 증가율을 보인 국가는 중국(5.7%), 멕시코(3.2%), 독일(0.4%)뿐이었고, 이 중 멕시코는 무역수지가 적자였다.

흑자 견인 일등공신은 반도체... 자동차도 700억 대 유지

한국일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4년 11월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I 반도체 혁신기업 리벨리온에서 연구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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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종목은 단연 반도체였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도 대비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로 2022년(1,292억 달러) 기록을 깨고 역대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2% 정도다. 특히 고부가 품목으로 주력 상품을 이동한 것이 톡톡한 효과를 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범용 메모리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DDR5·HBM 등 고부가 상품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4분기 내내 수출액 곡선이 우상향할 수 있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소폭(0.1%) 감소했지만 708억 달러로 2년 연속 7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다"면서도 "하반기 주요 완성차·부품사 파업, 연말 기상 악화에 따른 생산 가동률 감소 등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6개 품목이 전년 대비 좋은 수출 실적을 내며 지표 개선을 도왔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액이 전년도 대비 6.6% 증가한 1,330억3,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20% 가까이 차지하며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 대비 10.5% 증가한 1,277억9,000만 달러로 집계, 사상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올해도 수출이 살길"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 뉴욕주 연방법원 법정에서 사기 의혹 관련 재판을 받으며 불만스러운 모습으로 앉아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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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악재 속에서 수출 효자 종목들을 중심으로 지표를 지켜냈지만 올해도 녹록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국내 정세의 불확실성도 여전해서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1분기(1~3월) 수출 산업 경기전망지수(EBSI)1는 96.1로, 4분기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2024년 4분기 135.2에서 올해 1분기 64.4로 크게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수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가계 부채 증가와 건설 경기 부진 등 소비·투자 분야 개선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며 "수출도 둔화가 예상되다 보니 올해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내수가 좋아지긴 어렵기 때문에 수출 분야에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미중 이외 신규 시장 개척과 수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대외 무역·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에 이어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모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출 우상향 모멘텀 유지를 위해 △무역보험 공급 규모 확대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100조 원 집중 지원 등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위축되지 않고 수출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1 수출 산업 경기전망지수(EBSI)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 100보다 낮으면 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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