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까지 투표··· 과반 없으면 7·8일 결선투표
후보 5명 대부분 강경··· 대정부투쟁 높일 듯
2026년 의대 정원 등 산적한 과제 대응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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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의료계의 가장 큰 화두로 꼽히는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투표가 2일 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작됐다. 후보로 나선 5명 대부분이 대정부 강경파로 분류되는 가운데 해를 넘긴 의정갈등의 수습,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설정, 현장을 떠난 전공의 복귀, 정부 의료개혁 대응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자투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 보궐선거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4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하며 참여 대상은 신고 회원 14만여 명 중 지난달 말 기준 명부가 확정된 회원 5만1895명이다. 투표 마감 후 개표 결과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인이 7·8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번 선거는 작년 5월 취임했던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과 불통 논란 속에 6개월 만인 11월 탄핵되면서 열린다.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장,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주수호 전 의협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 5명(기호순)이 후보로 나선 상태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지역별 합동설명회는 물론 각종 현장에 참석해 회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 중 누가 차기 회장이 되든 의협은 당분간 대정부 투쟁 강도를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 온건파로 꼽히는 강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정부를 향해 대화와 타협 대신 투쟁을 강조하는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다.
김 후보는 작년 2월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3월 집단행동 교사 혐의로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는 사태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을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보들 중 유일하게 의대 교수 출신인 강 후보는 정부, 시민사회 등과 대화와 숙의를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 후보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 측 투쟁 조직 대변인을 지냈으며 2월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장으로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 50여 차례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벌여 왔다. 최 후보는 현 의협 집행부 출신으로 사직 전공의 출신 선대위원장을 내세우는 등 전공의·의대생 중심 선거운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는 곧바로 취임한다. 새 의협 회장은 의료계가 요구해 온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대정부 방침을 정해야 한다. 지난달 21일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선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2025학년도에 증원된 만큼(약 1500명) 줄여주겠다고 할 경우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와 최 후보가 그렇다고 답했다. 나머지 세 후보는 이미 내년도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제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 논의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해를 넘긴 의정갈등이 투쟁만 갖고 돌파구를 찾기 힘든 데다 당장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이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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