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시무식에 모인 장·차관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공직자는 국민에 봉사하는 사람들”이라며 “모든 공직자들이 한 마음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고 했다. 이날 시무식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가 아닌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주재했다.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 정부시무식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사진기자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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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권한대행은 이날 시무식에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을 꼽았다. 그는 올 1월 20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외교·안보·통상 등 분야별 현안에 신속히 대응하며 미국 등 주요국과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경제당국을 향해서는 “해외 신용평가사, 투자자들과 긴밀히 소통해 대외 신인도를 최우선으로 관리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부처·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정 안정과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국회, 여야, 정치권을 비롯한 지도층의 단합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 시무식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도 ‘보이콧’ 하지 않고 참석했다. 앞서 김 장관을 비롯한 여러 국무위원들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을 임명하겠다고 밝히자 “왜 상의 없이 그런 결정을 한 것이냐. 법리 검토를 한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최 권한대행이 정부 시무식에서 공직자의 헌신을 강조한 건 표면적으로는 대통령·총리 탄핵소추 여파로 술렁이는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내부에선 “최 권한대행이 재판관 임명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참모진과 국무위원들을 향해 메시지를 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전원은 전날 최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최 권한대행이 이를 반려했다고 기획재정부는 전했다. 최 권한대행은 재판관 임명 발표에 항의해 사직 의사를 밝힌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의 사직서도 이날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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