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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지갑 잃어버렸는데 비행기 값 좀…” 구걸 사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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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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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휴가를 마치고 부대 복귀하던 군 장병이 사기꾼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을사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한 보배드림 회원은 ‘군인인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날 가입한 보배 회원 A씨는 “12월31일 오후 7시경, 부산서 출발해 수원역에 내려 휴가 복귀 중이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와 ‘군인에게 죄송한데 휴대전화와 지갑을 잃어버려 집을 못 가고 있다. 집이 제주도라서 비행기 값만 빌려주시면 집 가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고 송금드리겠다’며 돈을 요구했다.

그가 ‘15만원이면 될까요?’라고 묻자 사기꾼은 ‘턱도 없다. 비행기 값으로 30만원은 든다’고 웃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교통비 없었을 때 빌려주셨던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났다’는 A씨는 당시 수중에 있던 현금 30만원과 함께 계좌번호, 연락처를 건넸다. 이후 “꼭 집에 잘 들어가시고 연락 달라”며 수원역 인근에 설치된 제주항공 분향소 앞에서 헤어졌다.

이후 이 같은 구걸이 ‘자주 있는 일이고, 사기수법이라는 것을 주변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CCTV가 있는 역에서, 전투복 입고 있는 군인인 제게 이런 사기를 칠 거라는 생각을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며 “신고하겠다고 문자 보냈더니 ‘고소해야 할 사안이다. 외출·외박 나오면 고소장을 접수해라’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할당된 휴가를 모두 소진했고, 외출·외박이 불가능한 부대에 있다. 머리로는 글을 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을 잘 알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마무리했다.

실제로 수원역사 로비 인근과 의정부역 광장에는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를 애도하는 합동분향소가 같은 달 30일부터 설치돼있다.

보배 회원들은 “좀 비싼 돈으로 쓴 경험 한번 하셨다. 다음부턴 경찰서 가자고 하시라” “너무 오래전부터 있어 온 낡은 수법인데 당하셨다. 30만원 수업료 내고 배웠다고 생각하시고 잊는 게 마음의 상처를 덜 받는 길이에요” “사회가 따뜻하지만은 않죠. 그렇게 배워가는 거죠. 저도 겪어봤다” 등 위로 댓글을 달고 있다.

그는 댓글을 통해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사기인 게 보이는데 당시엔 그게 왜 안 보였을까요?” “휴대전화와 지갑을 잃어버리셨다고 하길래 설마설마 했다” “20세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돼버릴 줄 몰랐다. 다음번엔 그냥 ‘죄송합니다’하고 지나갈 것 같다” “올해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신경써야겠다” 등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제가 돈을 잃은 것만이 문제가 아닌 다른 군인들도 충분히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휴가 중이거나 군 부대로 복귀하는 군 장병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12시39분 “경찰서 휴가 나와서 직접 신고해야 한다고 안내해줘서 일단 3월에나 가능할 것 같다”는 댓글 이후로 A씨는 더 이상 댓글을 달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경우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전국 지방자치단체서 운영 중인 ‘행려자 귀가여비 지원’ 프로그램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사기당할 위험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사기도 사전 예방할 수 있다.

행려자란 주거지가 아닌 지역서 떠돌아 다니는 숙식 능력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데, 각 지자체서 이들의 숙박비,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신청 기간은 상시며, 방법은 구비 서류(신분증) 지참 후 각 지자체를 찾아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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