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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KBS 드라마 촬영팀,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에 못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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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태 심각성 깨달아" 사과

파이낸셜뉴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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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병산서원에서 KBS 드라마 촬영팀이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은 일이 알려져 논란이다.

KBS는 2일 이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고, 정확한 피해 확인과 수습 대책을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제작진은 지난 연말 안동병산서원에서 사전 촬영 허가를 받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축가 민서홍씨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 하나 박으려면 주저하는데..."

앞서 건축가인 민서홍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며 드라마 스태프들이 소품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12월 30일 오후 3시경 병산서원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드라마를 찍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조금은 불쾌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고 돌이켰다.

이어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안동시청 문화유산과,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에 신고하고, MBC, JTBC 등 언론에 제보하고, 연세대 이모교수와 홍익대 윤모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던 중,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특히 근대 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우려를 표했다.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또한 문화재를 촬영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부연했다.
#KBS #드라마 #문화재 #훼손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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