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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전원재판부 합류한 조한창·정계선… 8인 헌재, 탄핵심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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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헌법재판관 취임

조한창 “권력의 자의적 지배 배격

판결 통해 나라 근본 존재 말해야”

정계선 “오로지 헌법·법률에 기대

신속히 난국 헤쳐나갈 것” 강조

국회추천 재판관 임명 보류도 심리

尹 탄핵 심판 3일 2차 준비기일

방청 신청 경쟁률 282대 1 달해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조한창(60·사법연수원 18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취임식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이었던 알비 삭스의 책 ‘블루 드레스’ 속 구절을 인용해 이처럼 말했다.

세계일보

정계선앞줄 오른쪽), 조한창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 및 시무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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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열린 헌재 재판관 선출에 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기능을 마비시켜도 된다는 건 헌법 규정에 없으니 위헌적 행위인 게 맞지 않느냐”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규정에 없으니 위헌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조 재판관은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다.

조 재판관과 정계선(56·27기) 재판관이 윤 대통령 탄핵사건을 심리하는 전원재판부에 합류하며 사건 심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두 신임 재판관은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혼란한 국내 정세를 짚으면서 재판관으로서 각오를 다졌다.

조 재판관은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는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돼야 할 다수의 문제가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기관들의 합의를 통해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조한창·정계선 재판관 취임식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복형·정정미·이미선·조한창 재판관, 문 권한대행, 정계선·김형두·정형식 재판관. 최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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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재판관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밝혔다. 그는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추천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심리에도 착수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헌법재판관 임명권 불행사 위헌 확인 사건’에 대한 주심 재판관을 배당했다”며 “사안의 성격을 고려해 신속하게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방식의 ‘임명권 불행사’는 행정 부작위로, 청구인의 공정한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흘 후인 지난달 3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 몫 재판관 3명 중 두 재판관만 임명하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는 임명하지 않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헌재는 “헌법재판관의 공석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9인 체제의 조속한 완성을 촉구하고 있다.

세계일보

천재현 헌법재판소 공보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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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공보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임 재판관들은 바로 사건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공정하고 신속한 심리를 위해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완성을 바란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날 8명의 재판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재판관회의는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이날 오전 시무식에서 “‘9인 완성체의 재판부’와 연구부·사무처가 삼위일체가 돼 까다로운 사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건 처리 역량은 산술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자”고 했다. 정 재판관도 취임사 끝에 “빨리 한 자리의 공석이 메워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9인 체제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3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준비기일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2차 준비기일에는 총 2534명이 온라인으로 방청을 신청했다. 배정된 좌석은 9석으로 경쟁률이 281.5대 1에 달했다.

2차 준비기일에 앞서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이 의견서 또는 증거를 추가 제출하며 물밑 공방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달 31일 헌재에 ‘수사기관에 기록 제출 요구를 2차 준비기일까지 보류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하여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는 헌재법 32조를 근거로 재판부가 윤 대통령 측 의견을 들은 뒤 결정해달라는 취지다. 국회 측은 헌재가 각 수사기관에 수사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촉탁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에 세 차례 불응한 점과 1일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전달한 편지 등을 정리해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또한 계엄 당시 시도된 법관들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지시 부분도 별도 쟁점으로 다룰 계획이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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