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신년사 4대 키워드
김승연 “침묵, 가장 큰 위기 경고음”
신동빈 “시장기대 부응 쇄신 필요”
정용진 “1등 고객 갈증 반응해야”
장인화 “지능형 자율 공장 실현을”
‘침체’ 배터리업체 기술 강화 올인
이통사는 AI 경쟁력 확보 집중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을사년(乙巳年) 신년사는 네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대와 내수 침체, 국내 불안정 등 복합 위기를 마주한 경제계는 혁신과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2일 경제계에 따르면 올해 신년사에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고,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철저한 위기 대비 태세와 선제적이고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엄중한 시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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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복합적 위기상황에서 한 해를 시작한다”며 ‘위기’라는 단어를 여덟 차례나 언급했다.
어려움 극복을 위해 기업들은 ‘혁신’과 ‘기술’에서 활로를 찾았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사업장 안전과 함께 △기술의 절대적 우위 △탄소중립과 원가 구조적 혁신 △신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김승연 회장은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속한 실행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본업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며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며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혁신 DNA를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은 배터리사들도 기술 강화에 집중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제품 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다”며 올해 추진할 4가지 핵심 과제로 △연구개발(R&D) 경쟁력 제고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을 제시했다.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추진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셀투팩(Cell-to-Pack) 기술 고도화 등 미래 기술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SDI 새 수장을 맡은 최주선 사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며 “경영환경이 엄중할 때일수록 더욱더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업들은 AI 시대에 올라타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종희·전영현 부회장은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고 당부했다.
장인화 회장은 “조업 현장에서는 산업용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을 통해 수주부터 생산, 출하를 관통하는 지능형 자율 제조 공장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AI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가 실질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AI 기반 디지털 혁신이 만들어내는 시장 성장과 AI와 통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기회도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올해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AI 협업을 바탕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우리가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길은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 고객 경험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플랫폼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성해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하는 독점적인 진입장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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