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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나무 썩는 것처럼 플라스틱 분해"…한국서 세계 최고성능 촉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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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CJ제일제당 공동연구팀, 8시간 내 플라스틱 90% 생분해하는 자연계 효소 발굴

머니투데이

분해한 플라스틱 소재를 재합성해 만든 페트병 /사진=과기정통부 (김경진 경북대 교수)




경북대와 CJ제일제당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고 성능'으로 꼽히는 플라스틱 분해 바이오 촉매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경진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CJ제일제당 연구팀이 실험실이 아닌 산업 조건에서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PET는 페트병뿐만 아니라 의류, 안전벨트, 일회용 컵, 차량 매트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대부분 플라스틱은 분리수거 후 기계적 재활용 과정을 거쳐 '중간 제품'으로 재탄생하지만, 소재의 품질이 낮아 결국엔 소각하거나 매립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화학 촉매를 이용해 PET 플라스틱을 열로 녹이거나 용매제로 분해해 원료를 만드는 화학적 재활용도 있지만, 원료 오염에 대한 우려로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폐기물 종류에 제한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연환경에서 나무가 썩는 과정처럼 바이오 촉매가 분해 반응을 매개하는 '생물학적 재활용'에 주목했다. 그 결과 PET 플라스틱을 생물학적으로 분해하는 고성능 바이오 촉매(효소)를 개발했다. PET에 선택적으로 반응해 순수한 반응물을 생성하면서도 분해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는 효소다.

연구팀은 먼저 PET 플라스틱을 분해할 만한 잠재력을 가진 단백질 군을 찾았다. 이 중에서 분해에 가장 탁월한 성능을 가진 '쿠부(Kubu-P)' 효소와 '미파(Mipa-P)'라는 자연 바이오 촉매를 분류했다. 이어 쿠부와 미파를 인공적으로 개량해 '쿠부M12'와 '미파M19'를 만들었다.

이중 쿠부M12는 0.58g의 소량으로도 PET 플라스틱 1킬로그램(㎏)을 1시간 이내에 45% 분해하고 8시간 만에 90%까지 분해하는 성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바이오 촉매를 통한 생물학적 재활용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 오염된 플라스틱까지도 영구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할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화학 산업에서 바이오 촉매를 응용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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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폐기물이 제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나타낸 흐름도. PET 분해 바이오촉매로 폐기물을 분해해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재생 원료를 기존 PET 플라스틱 산업에 공급하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끝없이 재활용하는 구조 /표=과기정통부(김경진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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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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